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는 23일 원산지를 속여 중국산 콩나물을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로 최 모씨(71)와 최 씨의 아들(35)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자는 2009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산 콩을 원료로 재배한 콩나물 4억 여 원 어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105개 학교와 중·대형마트 등 21개 업체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콩나물의 원료인 콩에 대해 ‘무농약 친환경인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농약 친환경인증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도 1/3미만을 사용해 재배한 농산물임을 인증하는 것이다. 지하수도 먹는 물 기준에 적합해야 하고, 원재료 종자도 국내산을 사용해야 하며 잔류농약성분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이 업체는 실제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인증을 받은 이후 2년마다 인증을 갱신하기도 했다. 갱신을 위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익산사무소 관계자는 “인증을 위한 실사 당시 해당업체는 국내산 콩을 원료로 콩나물을 재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해당업체가 사실관계를 속이려고 마음을 먹으면 사실상 적발해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익산 경찰서는 이 업체의 실업주인 최 씨의 아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다른 부식공급업체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음은 익산 경찰서 수사 관계자와 나눈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사건 발표내용을 보면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된 행위로 보인다. 경찰은 언제 이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나.

구체적 기간을 적시할 순 없지만 상당 기간 동안 내사를 해왔다. 중국산 콩을 국산 친환경으로 둔갑시켜 학교 및 관련업체에 제공한 혐의는 도덕적으로도 지탄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의 성격상 이와 유사한 범죄 유형이 타 지역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계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사건발표 내용을 보면 농산물품질관리원이 별다른 통제 감시 역할을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수사 관계자로서 이에 대해 느끼는 점이 있다면.

우리도 그 점이 답답하다. (농관원 측은)한 사람의 근무 요원이 7백여 명을 관리한다는 현장의 한계만 이야기하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 같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자체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정왕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