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의 한 친환경 농가에서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경기친농연, 회장 신동식)와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김태년 국회의원, 성남 수성)이 ‘현장체험 및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현장에서 답을 찾자’는 민주당 경기도당의 정책방향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우천 관계로 감자캐기 체험은 생략하고 경기친농연의 중점사업인 경기도 학교급식 사업과 관련한 정책간담회 위주로 진행됐다.

간담회는 한석우 경기친농연 사무처장의‘경기도친환경학교급식사업 제도개선 건의안’에 대한 발제와 각 시·군에서 참여한 경기도학교급식 출하회장들의 생생한 현장 건의에 이어 민주당 측의 답변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친농연 신동식 회장과 시군 회장 및 시군 출하회장, 이천시 농업인 등 40여 명과 민주당 경기도당 김태년 국회의원과 김영진 수석대변인, 강득구 경기도의회 민주당대표의원을 비롯 경기도의원과 이천시의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의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김규태 기자>

▲ 지난 7월 18일,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의 한 친환경 농가에서 진행된 경기친농연과 민주당경기도당 관계자들이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친농연 측 요구 내용

▶ 충분한 예산과 확실한 집행단위가 필요하다.

계획이 늦어져 항상 내년 사업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늦어도 2월말~3월초에 확정되지 않으면 물건을 내고 싶어도 못 낸다. 친환경학교급식 관련 부서가 이원화 되어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 농정국, 축산국, 교육국으로 분리되어 있는 학교급식 지원예산의 통합과 기획·운영 단위의 농정국으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 경기도 친환경쌀 공급 개선이 필요하다.

경기도 친환경쌀의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2013년 현재 파주, 여주, 이천, 가평 지역에서 생산된 650 톤의 친환경쌀이 재고로 남아 있다.

현 친환경급식예산은 부식류와 쌀을 수치상으로는 구분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통합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 · 군 지자체에서는 쌀과 농산물 구분 없이 예산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많은 지자체에서 일식당 보장된 경기도의 쌀 지원금(2013년, 65,040원/20kg)을 최대한 줄여 참여 학교 수를 늘리거나 유지하는 식으로 급식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선 지자체에서는 낮은 가격의 쌀을 선호하게 되어 적정 가격에 친환경쌀을 공급하고자 하는 농민들은 항상 판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있다.

쌀을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면 경기도 친환경쌀에 대한 수요증대를 불러 일으켜 판로 확대와 가격 보장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인 쌀을 무농약 이상의 친환경쌀로 공급하는 것을 조례와 경기도 및 경기교육청 사업지침에 명기하여 명문화 해야 한다. 친환경쌀 지원 예산을 별도 계정으로 분리해야 한다.

▶ 가격경쟁력에 대한 정책적 정비가 필요하다.

친환경농산물 가격체계가 엉망이다. 이론상으로는 인증별 가격체계가 있지만 시장 논리와 배치되고 있다. 정부는 유통을 잡는다면서 수입농산물을 유통시키고 있다. 학교급식이 유일한 대안이다. 경쟁력 경쟁력 하는데 가격 경쟁력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

▶ 친환경학교급식 계약재배 안정화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급식 가격 체계는 예산상의 제약으로 급격한 가격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인해 발생 되는 손실을 농산물공급주체와 생산자가 책임지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공급 주체와 생산자들이 학교급식에 높은 만족도와 충성도를 형성하는데 큰 장애로 작용하면서 계약재배의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계약재배 안정화기금 또는 생산 안정화기금을 조성하여 급격한 기후 변동이나 가격 변동으로 인한 산지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 학교급식의 안정적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위한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

▶ 친환경학교급식 생산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감자, 양파, 당근, 마늘 등 학교에서 많이 쓰는 품목의 생산기반이 취약하다. 이들 품목에 대한 직접적인 생산비 지원과 가격지지 정책(최저소득 보장), 지속적인 생산자 교육을 통해 관내 생산을 독려하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친환경농업과 및 농식품 유통과 예산에 반영되어야 한다. 도의 정책적 지원이 없는 경우 새로운 품목에 대한 시도로 발생되는 모든 위험요소(생산성, 가격, 판로 등)를 생산 농가가 부담해야 하기에 절대로 생산 기반이 확대될 수가 없다.

▶ 관외 농산물 폐지 정책 개선해야.

올 6월 1일부터 관외농산물 중 과일과 잡곡에 대한 도 보조금 지원이 중단됐다. 또 내년부터 구근류를 포함한 관행 농산물에 대한 지원도 폐지된다.

품목별, 계절별 관내 공급 가능 친환경농산물이 없는 경우 발생하는 관내 농산물 보호라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보조금 지원정책의 변화가 학교 측의 반발로 관내 친환경농산물 소비 기반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관내 친환경농산물 중 생산 및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품목들에 대한 추가 차액지원 또는 직접적인 생산비 지원을 통해 관내 친환경농산물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선행 되어야 한다.

▶ 친환경학교급식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감사제도를 개선해야한다.

공급 주체인 경기친조공의 학교급식 관련 정보 공개가 이전보다 투명해졌지만, 외부 감사를 받을 수 없다. 아직 급식사업이 공급주체의 내부 사업인지 도의 공공사업인지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사업진행 후의 사후보고와 급식사업에 대한 감사기능이 취약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공급주체가 최선의 가격 산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공급주체 내부감사 이외에는 행위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제도가 없음으로 인해 공공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이 개입할 여지가 극히 적다. 2014년도에는 공급주체를 포함한 급식관련 주체들의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주체들을 통한 사업감사 제도를 도입하여 학교급식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대폭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4년 사업 지침에 공급주체의 역할과 의무를 반영해야 한다.

▶ 학교급식심의위원회 구성에 있어 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급식심의위원회에 학교급식에 반대하는 사람이 포함되고, 생산자단체인 경기친농연은 포함돼 있지 않다. 졸속 구성이다. 유일한 법적 기구인 학교급식심의위원회의 개선이 필요하다.

경기도 학교급식심의위원회가 현장과 부문을 대표하는 위원회로 강화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높고 지속적으로 경기도 학교급식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단체 또는 대표자들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 향후 급식심의위원회 구성에 있어 경기도 친환경생산농가들의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경기도 친환경생산자대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

하반기부터 경기친농연 자체적으로 서울급식을 시작한다. 생산자들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게 돈 떼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에서 15일 결재를 하고 있는데, 0.5% 수수료를 떼고 있다. 도에서도 1.5% 떼고 있다. 중앙회는 도에서 OK하면 한다고 하고, 도에서는 중앙회 몫이라고 한다. 도와 중앙회가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 0.5%가 적당하다.

▶ 영양사 교육이 절실하다.

친환경농산물은 못난 게 많다. 유기농은 비료도 못 주고, 농약도 못 친다. 병이 가거나 벌레가 먹은 농산물을 버려야만 한다.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보통 상식인데, 영양사들이 그런 농산물을 반품시키는지 답답하다. 검수를 통해 문제 생긴 하나만 반품하면 될 걸 전량 반품한다. 영양사들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

▶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야.

곡선으로 휘어진 오이는 칼질이 어렵고 크기가 작은 감자는 손질하기가 번거롭다. 현재 감자 크기 기준이 150g으로 되어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친환경농산물 기준이 관행농산물 기준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친환경 농사를 하는 농민들에게 속이라고 권장하는 꼴이다. 120g으로 조정 되어야 한다.

또 공무원들은 경기도 인증만 강조하고 있다. GAP제도도 저농약농산물에 대한 대응 인증제도이고, G마크쌀은 일반쌀이다. 사람들은 지리적표시쌀이 친환경쌀인줄 안다.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민주당 경기도당 답변 내용

▶ 친환경농업은 민주당의 정책방향이고 블루오션이다.

친환경농산물이 지속적인 성장을 해 왔지만 현장은 어렵다. 제도와 법률장치 및 관련 예산 확충이 시급하다. 경기도의회 내 민주당 의원이 72명이고 친환경무상급식이 당론이다. 현장에 와서 답을 찾자는 게 민주당의 정책방향이다. 용역을 줄 때 농민들의 애로와 예산, 계약재배 문제점 등을 잘 담겠다. 정책,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친환경쌀이 남을 이유가 없다.

여주 친환경쌀이 250톤 남았다는 이야기 듣고 깜짝 놀랐다. 여주군의 경우 친환경쌀 차액보조 1만 8천원 외에 군에서 1만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쌀이 남을 이유가 없다. 정확한 상황을 알아보겠다.

▶ 계약재배가 필요하다.

안양시는 양평군과, 광명시는 파주시와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경기도 지자체장 간담회 등을 통해 계약재배를 확대해야 한다.

▶ 학교급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친환경농업육성법에 지자체장은 친환경농산물을 우선 지원하도록 하는 강제조항이 있다. 도농간 협의가 필요하다. 또 지자체 시장이 참여하여 영양사 교육부터 실시해야한다. 학교급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영양사 인식개선에 노력하겠다.

▶ 충분히 검토하고 피드백 하겠다.

친환경농산물 규격 기준을 낮추고 심의위원에는 임기를 고려하여 친농연 등 생산자들을 확충하도록 하겠다. 충분히 검토하고 피드백 하겠다. 농민이 살아야 경기도가 살고, 경기도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마무리 발언

▶ 김태년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9월 첫 주에 피드백 간담회 하자”
여러분들 말씀 잘 들었다. 충분히 검토하고 조치를 취한 뒤 9월 첫 주에 피드백 간담회를 하자. 또 국가, 도, 지자체장과 논의하고 집행부와도 논의하겠다. 최근 경기도의회 예결위가 구성됐다. 조만간 예결위와 경기친농연 간 간담회를 주선하겠다. 급식위원회에도 전문가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챙기겠다. 아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한 만큼 더 알게 된다. 자주 만나자.

▶ 신동식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친환경농산물은 치료가 어렵다. 그래서 병이 걸리면 버려야 한다. 지금도 친환경농민들이 많이 버리고 있다. 대책이 절실하다. 노력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