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청이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무상급식 예산 860억 원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경기도의 입장을 허구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도 교육청은 “경기도청의 올해 급식 관련 지원예산은 모두 874억원으로, △친환경 우수농축산물 차액 지원 531억3천만 원 △결식아동 급식 187억3천만 원 △영양교육과 각종 체험행사 등 권장사업 55억9천만 원 △학생급식 99억6천만 원”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급식지원과 관련된 간접예산이라 말할 수는 있어도 무상급식 본 예산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굳이 경기도의 입장을 받아들여 유연하게 해석해도 결식아동 지원예산정도가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당초 무상급식에 거부감을 표하며 2010년에 이어 2011년 말에도 예산 항목이름을 ‘학교급식 지원’으로 고집하던 경기도는 도의회와 갈등을 빚다 막판 절충으로 타협을 했었다. 그렇게까지 무상급식 용어를 기피하던 경기도가 이제와서 ‘무상급식 지원중단’이란 말을 사용하며 이슈화하는 의도를 경기도 교육청은 정치적 행동으로 의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 교육청은 경기도청의 방침으로 친환경 우수농축산 농가와 결식아동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9월부터 도내 모든 지역에서 교육청 차원의 초등학교 학교급식 식재료 공동구매를 확대 실시하고 우수 식재료 공급을 위해 31개 시·군 및 학교급식지원센터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대응책을 내놨다. 이러한 대응책으로 학교 급식현장에 당장의 타격은 없겠지만 전반적으로 급식의 질이 저하되고 생산납품을 하던 관련농가들의 타격이 우려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선현장의 우려가 커지자 경기도는 “결식아동 급식비를 부활하고 농축산물 농민들 구제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20일 김동근 경기도 기획실장은 “도가 삭감하기로 한 무상급식 예산중 결식아동의 급식경비 187억 원은 별도 예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도는 친환경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비 414억원이 삭감될 경우 식재료 납품 농가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따라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친환경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예산은 결식아동 급식경비처럼 다른 예산항목으로 지원하지 않고 농가피해를 최소화하는 특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11월 예산심의가 아직 상당기간 남아있음에도 휴한기인 8월에 무상급식 논쟁에 불을 지핀 김문수 지사의 태도가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그 여파는 중앙차원의 복지논쟁으로 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서 재선 임기 종착역을 달려가고 있는 김문수 지사의 행보에 대해 ‘정치적 승부수’라는 해석도 따라 다닌다. 이미 국민적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였던 ‘무상급식 논쟁’이 다가오는 정치의 계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올 가을 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의 결과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정왕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