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1번지 완주에서 이번엔 공공급식을 통한 로컬푸드와 지역농업 활성화를 위한 학부모 아카데미를 개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월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총 5차에 걸쳐 진행되는 학부모 아카데미 현장을 취재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급식 실현을 위한 2013 학부모 아카데미가 시작된다고 하여 전북 완주군 봉동읍 율소리에 있는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를 찾았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센터는 깔끔하고 아담하게 지어져 있었다. (재)온고을로컬푸드 공공·학교급식지원센터는 완주군, 전북은행, 완주로컬푸드주식회사가 출연한 공익형 재단법인이다.

강의장엔 지역민들이 직접 만든 생산물들로 차려져 그 어떤 강의실보다 훈훈하고 정갈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나영삼 완주군 농촌활력과 계장은 “최저입찰계약과 1년 190일 점심식사만이 제공되는 현재의 급식의 체계에서는 그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저질 식재료가 들어가 식중독 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걸 막기 위해서는 생산비가 낮아지던지 차액보전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유통의 중간단계가 삭제된 밥상과 농업의 거리를 좁히는 로컬푸드 경우로만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역설했다. 농업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학교를 넘어서 공공으로 나아가기 위해 각 지역의 두레농장들을 강화하고 판매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강의가 끝난 후 ‘농업과 밥상이 함께 살아난다는 모악산 해피스테이션’의 점심식사는 지역의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만들고 정성이 들어가서 인지 지금도 군침이 넘어가는 최고의 밥상이었다.

아카데미 첫 날 강의는 전국 최초로 도시형 친환경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빈파 서울 성북구친환경급식지원센터장을 초청해 진행했다. 이 센터장은 ‘친환경 급식운동의 역사와 학부모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통해 “성장기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사는 매 끼니마다 고른 영양과 심신발달에 필요한 먹을거리로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건강한 국민으로 성장하고 습관적 학습에 의한 전통적 식사문화와 입맛, 국민적 정서를 교육받게 되기 때문에 조상 대대로 이어온 밥상머리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친환경학교급식은 ‘食과 農의 불 분리 원칙’에 따른 농업과 환경, 식량주권과 지속가능한 건강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비전이 학교 교육의 목표 속에 내포된 공교육으로서의 학교급식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의를 다 듣고 나가시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얼굴이 벌걸게 상기되어 있었다. 동상초에 자녀를 두고 귀촌했다는 박금순(49세) 학부모는 “급식문제도 소중하지만 교육을 들으면서 학부모들이 지역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할 수 있는게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지금까지의 생활을 아쉬워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급식 실현을 위한 2013 학부모아카데미는 이 날을 시작으로 11월 26일까지 매주 화요일 마다 개최되며 강의와 함께 요리실습과 현장체험 등을 실시한다.

완주군의 (재)온고을로컬푸드 공공·학교급식지원센터 관계자는 학부모들을 만난 이 날의 행사가 급식의 진짜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당부한다. 같이 큰 울림을 만들어내보자고.

완주의 이런 발걸음이 취재 내내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피폐한 농촌이 아니라 활력이 넘치는 농촌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날 참석한 사람 모두가 시장의 논리로 아이의 밥상을 만들어내지 않으려는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강한 초심의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이번 로컬푸드 학부모 아카데미의 추진 목적은 현재 학교급식 조달관행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안전하고 신선한 로컬푸드 활성화를 통한 지역순환식품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아카데미를 수강한 학부모들은 2014년도 로컬푸드 공공학교급식지원센터 급식 모니터단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완주군에서 시행하는 로컬푸드 관련 다양한 활동에 우선권을 부여받는다.

지역 학교와 기업, 병원, 어린이집 등에 로컬푸드를 공급할 목적으로 출범한 (재)온고을 로컬푸드 공공·학교급식지원센터는 △마을과 지역공동체의 공동생산 장려 △안정적인 로컬푸드 기획생산체계 구축 △소비처(기관, 단체 등) 발굴 등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함계남 전주시친환경공공급식운동본부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