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서울지역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친환경농산물 공급체계를 개편했지만 공급업체를 기존 4개에서 9개로 확대한 것일 뿐 제도개선 취지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9월부터 서울급식에 참여 하고 있는 신규업체들이 서울학교급식 사업 참여 여부까지 고민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기존 업체들도 공급업체가 늘어나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정쟁이 서울친환경센터 운영방안에 집중되고, 감사원 감사까지 진행되면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한 서울학교급식 공급 시스템이 개편 초기부터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시점에서 그동안 서울시가 추진해 온 서울학교급식 공급 시스템의 취지를 다시 한 번 상기 하고자 한다.

오세훈 전 시장 때부터 추진되어 온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목적은 ‘안전한 서울’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 체계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농촌과의 상생과 계약재배를 통한 ‘안전한 친환경농산물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울시학교급식자문위원회’를 구성, 유통센터의 운영방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유통센터는 이후 자문위원회의 보고서를 토대로 공급체계 개선 작업에 착수, 지난 7월 기존 4개로 운용하던 유통업체를 전국 9개도의 협조를 받아 9개로 확대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유통업체 중심에서 생산자 중심으로의 개편을 요구한 자문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기존 4개 업체에서 각 도마다 1개씩 9개의 유통업체를 선정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농민들이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생산 계획이 절대적이다. 계약재배를 약속했다 하더라도 농민들은 계약면적보다 훨씬 더 많은 면적을 농사지어야 한다. 자연재해에 대한 변수 때문이다. 이것이 공급받는 측과 생산하는 농민과의 온도차다. 따라서 지자체들이 급식센터를 만들고 합리적 가격협의를 위한 위원회를 운용하는 이유임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둘러싼 논쟁이 기준점 없이 현상만을 쫓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