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친환경학교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얼마 전 국정감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 그동안 계속해서 친환경유통센터의 문제점을 지적해 오고 있는 서울시의회 최명복 교육의원을 만나 서울시 친환경급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 의원은 “센터가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친농연도 업자일 뿐”이라는 보도자료에 대해서는 “9월 공급체계 개편 이전 잘못된 4개 영농조합체제를 옹호하려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인터뷰는 12월 5일 서울시의회 최명복 의원실에서 진행했다.

<김규태 기자>

▲ 최명복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최근 서울시의 학교급식 농축산물 구매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유통센터의 수수료와 관련 범죄행위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에 대해 센터에서는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한다. 최 의원의 대안은 무엇인가.

먼저 학교급식법의 취지에 어긋난다. 법에서는 급식비를 식재료비, 조리종사원인건비, 조리시설비로 국한한다. 학교급식법 상 광역단체가 학교급식을 지원하라는 규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 센터가 순수하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식재료비의 일부를 떼 내어 운영비로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법 취지에 어긋난다.

둘째, 학교급식을 지원하겠다는 서울시 정책에도 어긋난다. 지원한다면 당연히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센터 운영비는 서울시 예산으로 충당하면 된다. 지금처럼 하는 것이라면 사기업이라도 달려들어 해보고 싶은 사업이라 할 것이다. 센터가 이익을 남기려는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증명된다. 친환경무상급식과 무관한 수산물과 축산물에 손을 댄 것이다.

셋째, 최소한의 운영비를 수수료로 받은 것이라는 센터의 말은 거짓이다. 센터는 학부모 현지체험, 쿠킹버스 운영 등 유통기관의 기능이 아닌 부분까지 손을 대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식재료 수수료로 왜 쿠킹버스를 운영하나? 또 엉뚱하게도 급식에 관한 시민교육에 나서고 있는데, 그 비용도 식재료비로 충당하고 있다.

교육은 교육청에서 하는 기능이지 센터의 기능이 아니다. 교육청은 무상급식비 예산 때문에 교육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형편인데 센터는 그런 식재료비를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떼 내어 예산부족으로 제대로 교육에 투자하지 못하는 교육청 기능을 대신하는 셈이다.

넷째, 수수료를 받는 방식도 범죄와 다름 없다. 센터가 운영되기 전에 교장선생님들 중에 식재료 공급업자로부터 약간의 촌지를 받아 학교급식소위원회 활동 시 식사를 한다든지 하는 일에 사용했다가 비리혐의로 처벌받아 많은 학교장이 불명예로 퇴진한 바 있다. 학교장은 식재료를 구입하는 대신 약간의 이익금을 촌지로 받아 개인 용도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 평소 학교 급식소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비용으로 충당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센터가 산지공급업자한테 물건을 사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공공연히 받아 자신들의 운영비로 사용한다면 수 년전 비리로 처벌 받은 교장선생님들과 다를 바 없다. 현재 센터는 대놓고 공개적으로 범죄행위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동안 박원순 시장은 농촌과의 상생을 위한 방안으로 산지 농민들과의 계약재배를 강조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서울급식의 농산물 공급체계를 각 도의 추천을 받아 도 마다 대표조직을 선발해 지난 9월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이는 계약재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보여지는데, 최 의원은 “극소수 영농법인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 의원이 생각하는 대안은 무엇인가. 그리고 계약재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일감몰아주기 비판은 금년 8월까지 지난 3년간 이루어진 사실에 관한 것이다.

계약재배는 학교단위, 구 자치단체 단위, 공동구매 단위 등 다양하게 현장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130만명 학생들에 대한 식재료 수천억원 어치를 하나의 센터가 주무르며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이며 성공하기 어려운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를 대변하는 단체나 중간유통업자들, 소비자를 연결하는 단체나 유통업자들이 관여하게 된다.

현재, [농민-영농조합-산지공급업체-전처리업체-친환경유통센터-배송업체-학교]라는 7단계로 이루어진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센터가 산지생산자와 직접 연결하여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거짓말이다.

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전국의 친환경농업인들이 가입돼 있는 조직이다. 그런데 최 의원은 최근 친농연의 서울시교육청 앞 집회를 “자기 단체에 속하지 아니한 다른 농민들의 농산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집단이기주의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친농연도 업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이 생각하는 친환경농산물 공급에 대한 대안을 말해 달라.

시위는 그동안 잘못된 4개 영농조합체제를 옹호하려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친농연은 센터로 가서 왜 센터가 4개 영농조합만 특혜를 주어 3년 동안 그들에게만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했는지 따져 물었어야 한다. 4개 영농조합법인에 속한 농민들은 전체 친환경농민들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다.

4개 영농조합법인 만이 아닌 다른 영농조합도 학교급식에 참여하여야 하고, 아울러 우수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도 학교급식에 참여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전국의 영농법인을 파악해 학교에 정보를 전달하면서 친환경센터 이외의 선택 폭을 넓히는 식재료 공급방식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안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식재료구매방법이 달라진다고 해도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센터는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농산물 안전성에 대해서 시민들을 호도하는 과도한 홍보를 하고 있다. 센터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꼭지로 보도자료를 내 놓도록 하겠다.

대부분의 농촌지역 지자체에서는 가격심의위원회를 통해 ‘적정가격’을 결정,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지역은 생산자가 없는 관계로 소비자 위주로 경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면서 농민들이 친환경유통센터 방식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격심의위원회를 통한 적정가격 산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적정가격이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친환경에 적정가격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완전경쟁입찰방식이 식재료의 경우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는 공감한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공급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자문위원회를 운영했다. 그러나 센터는 자문위원들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자문위원이 법적근거없이 월권행위를 하고 가격 및 업체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지적했다.

서울시 친환경급식정책에 대한 평가 및 올바른 방향은 어떤 것이라고 보나. 또 그를 실현키 위한 앞으로의 의정활동계획을 듣고 싶다.

그동안의 서울시 친환경급식정책은 교육청의 선도 하에 지원하는 개념이 아니라 교육청을 견인하려는 방향으로 잘못 흘러왔고, 그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의 편향적인 시각에 의해 주도되면서 일감몰아주기, 일부시민단체의 정치적인 성향에 편도된 점이 적지 않다.

근본적으로 대수술을 하여야 하며 시행 3년차 들어 근본적으로 재검토 되어야 한다.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은.

어떤 방식으로 방향이 바뀌든지 학교는 우리 농민들이 재배한 국산농산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무농약이나 유기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루어지는 논의가 수입농산물을 사용하자는 것도 아니고 친환경농산물을 일부러 줄이자는 것도 아님을 신뢰해주기 바란다.

이럴 때 농민들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제도가 바뀌든지 근본목적이 달성되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도가 바뀔 때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현행 제도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과 함께 농민들의 이익도 보장되는 쪽으로 함께 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