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영 수원 매원중학교 영양사

현재 전국 모든 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초등학교는 100% 직영급식이 이뤄지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는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다. ‘무상급식’은 선거라는 틀을 통해 보편적 복지차원으로 국민들에게 홍보되고 만들어져가고 있으나, 정작 무상급식추진에 가장 많은 부분을 기여하고 있는 비정규직 급식실 종사자들의 처우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학교급식 시작 당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은 급식실 종사자를 공무원으로 채용했었다. 이후 여러 문제로 위탁급식으로 운영되다가 대형 급식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시 직영으로 운영하되 급식실 종사자는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을 대신했다.

이 문제는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다. 보편적 복지를 말하면서 복지혜택을 받는 쪽만 논할 것이 아니라 무상급식 추진의 중심에 서있는 급식실 종사자들에 대한 참여나 처우도 같이 다루어졌으면 한다.

2006년 학교급식을 담당하던 정규직인 ‘식품위생직 영양사’들이 직렬변환을 통해 영양교사로 전환됐다. ‘영양교사’라는 직종을 만들 당시의 취지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식생활교육을 체계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교비정규직 영양사가 많아지면서 이러한 의도는 많이 희석되고 있다. 비정규직도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행할 수 있도록 이미 능력과 자격은 갖추고 있지만, 교육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해석을 사용자 측인 국가기관이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발행한 학교급식관리실무 책자(2007)에 따르면 ‘경기도 학교회계직원(영양사)은 영양교사의 업무에 준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199쪽에는 ‘영양교사 미배치교에는 영양사자격증 소지자인 학교회계직원(영양사)으로 배치한다’는 조항이 있다. 즉 이는 학교급식법에 의해 배치된 영양교사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0조의 3의 예외조항에 의해 배치된 비정규직영양사나 그 직무와 자격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식단작성, 식재료 선정·검수, 식생활 지도 정보제공 및 영양상담 등 학교 영양교사의 업무를 규정하고 있는 「학교 급식법」시행령 제8조와 관련 법제처에서도 2009년 4월 30일 학교급식전담직원 즉 ‘비정규직 영양사’도 영양교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이미 영양교육을 실시하도록 급식 기본방향에 명기를 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합당한 대책을 만들어 학생들이 차별 없는 식생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 영양사의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영양사는 정규직 영양교사와 동일직무를 하고 모든 행정적 복무 및 규정은 공무원에 준하면서도 유독 임금부분에 대해서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실정이다.

예전에는 ‘기존 9급 공무원 1호봉 월액의 21배수에 의한 연봉책정을 한다’는 학교회계직원 취업규칙에 준하여 영양사의 임금을 산정해 왔다. 그러나 2011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하에 16개 시도교육청 비정규직 담당자들이 합의한 결과를 통보, 학교회계직원 취업규칙에 위반하는 임금을 산정하도록 해 영양사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학교비정규직 영양사들은 일회성 소모품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의 일환으로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이 된다고는 하지만, 이는 허울뿐인 정규직으로 매 학기 초에 계약서만 따로 쓰지 않을 뿐이지 비정규직보다 나을게 하나도 없다. 호봉제도 없는 무기 계약직을 어떻게 정규직이라고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영양사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우리도 사람 취급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정규직 영양교사들과 동일업무를 보면서도 그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 학교급식에 충실히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학교비정규직 영양사들의 염원을 저버리지 말고, 내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먹일 수 있다는 행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 입안자나 급식행정을 추진하는 분들이 우리의 심정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