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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을 안하는게 너무 힘들었다”남원원협 친환경공선출하회 초대회장 초원농장 김종기 씨
김규태 기자  |  kgt777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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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31  15: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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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원협 친환경공선출하회가 창립총회를 한 지난해 12월 19일,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종기 회장(64)을 만나 친환경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부모님을 도와 50여년째 농사를 해 오고 있다는 김 회장은 현재 유기농 과수 농사를 짓고 있다. 유기농이라 비료도 줄 수 없고, 봄이 되면 일손이 몰리는 과수 농사의 특성 때문에 김 회장은 벌써 포도 전지를 마친 상태다. 겨울 동안 전지한 포도 가지를 분쇄해 땅으로 되돌려 주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규태 기자>

   
▲ 김종기 남원원협 친환경공선출하회 초대회장
유기농으로 오디, 포도, 오미자 생산.

오디와 포도, 오미자를 생산하고 있다. 과수 재배는 일이 몰리는 특성이 있어 유기농으로는 많은 면적을 재배할 수 없다. 그래서 시기별로 품목을 나누어 재배한다.

또 하우스 없이는 유기농 재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일기와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병충해를 사전 차단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5, 6월에는 오디, 8, 9월에는 포도, 9, 10월에 오미자를 수확한다.

일손 없어 부부가 일하는 작부체계 구축.

전에 쌈채농사를 했는데, 농번기가 시작되면 모두 자기네 농사를 하느라 일손을 구할 수가 없어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부가 쌈채를 따다 보니 몸이 너무 많이 상했다. 쌈채는 가격이 있건 없건 때가 되면 무조건 따 내야만 한다.

인건비도 많이 나가서 남의 손 빌리지 않고 시기별로 할 수 있는 과수를 심게 됐다. 이제 막 포도 전지를 마쳤다. 봄이 되면 일이 몰리기 때문에 항상 이 시기에 전지를 한다.

유기농으로 과수가 쉽지 않다던데.

농약을 치지 않고 병충해를 관리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친환경 제제도 있고 미리 예방하는 기술도 생겼지만, 처음엔 일일이 손으로 벌레를 잡고 해바라기씨유나 계란 노른자 등 별의별 것으로 약을 만들어 살포 하는 등 고생들이 참 많았다. 또 토양을 만들기 위해 여수, 포항 등지까지 다니면서 어분 등의 재료를 사다 비료를 만들면서 몸이 많이 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친환경 과수 농사가 힘든 건 한 번 실패하면 나무가 상하면서 여러해 동안 후유증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엽채류는 잘 못 되면 갈아엎고 다시 심으면 되지만 과수는 나무가 상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친환경 농사를 시작했나.

어려서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오고 있다. 지금 나이가 64세이니까 아마 50년은 했다고 봐야지. 친환경농사를 시작한지는 10년 쯤 됐는데, 정보 교류를 위해 농사 짓는 사람들 모임에 나가다 보니 계속해서 농사를 하려면 친환경으로 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친환경 인증을 받기 위해 사흘 밤낮을 농업기술센터에 다니면서 가까스로 추천서를 받아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제출했는데,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동안 준비해 간 서류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당시만 해도 친환경 인증을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 초원농장 김종기 씨의 포도밭. 김 씨는 봄에는 일손이 몰려 포도나무 전지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른 채 열정과 패기로 시작했는데, 당시 주변 사람들의 비아냥과 무시 때문에 마음 고생을 참 많이 했다. 일하러 온 사람들에게 손으로 벌레를 잡으라고 했더니 탄식들을 하면서 농약을 치자고 나보다 더 야단이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어렵게 많은 생산비를 들여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파는 게 더 어려웠다. 생산 과정에서 받은 주변의 손가락질은 참을 수 있었지만, 판로가 없어 일반 농산물로 출하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할 때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금 시작하는 사람들은 친환경 인증을 받기도 쉽고, 생협 등 친환경농산물을 취급하는 데가 많아 우리가 겪은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당시에는 친환경 예산 편성은 꿈도 꾸지 못했다.

굳은 신념으로 농약 유혹 이겨내야.

일반 농산물보다 비싼 것만 보고 친환경농사를 시작하면 지금도 버텨 내기가 쉽지 않다. 왜 친환경농사를 하려고 하는지 굳은 신념이 없으면 농약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딱 한 번만 약을 치면 되는데, 농약을 안하는 게 너무 힘들다. 상황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주변의 손가락질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친환경농사를 하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친환경공선출하회 창립이 남다를 것 같다.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은 관행 재배보다 겉으로 보는 품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일반 농산물보다 값을 적게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은 친환경농산물을 취급하는 곳으로 출하 할 수밖에 없다. 일반 농산물은 농약을 한 번만 치면 되는데 친환경 재배는 두 세 번 쳐도 그 효과가 농약 한 번 친 것만 못하다. 약 값도 농약 보다 훨씬 비싸고. 유기재배는 비료도 줄 수 없기 때문에 몇 배로 노력이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공선출하회가 유통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남원지역 친환경농업은 크게 성장할 것이다.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친환경농산물은 생산도 어렵지만 정상적인 가격으로 판매 하는 건 더 어려운 현실이다. 현재 4개인 남원지역 친환경 조직도 원래는 하나였는데, 판로 때문에 나뉘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조직마다 유통 경로도 조금씩 다르고 정서적인 특성도 다르다 보니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않은 나를 회장으로 추대한 것 같다. 어려운 결심으로 모인 만큼 열과 성을 다해 조직을 이끌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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