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상무) 직원들의 승진시험 비리 혐의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승진시험 문제 유출은 지난 1997년부터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 수사과는 농어촌공사에서 실시된 3급 승진 시험과 5급 내부 채용 시험에서 1997년부터 최근까지 비리를 저지른 6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본사 총무과 인사팀에서 근무하던 윤모(57)씨는 시험 출제기관에 근무하는 엄모(57)씨로부터 시험 문제를 빼돌려 또 다른 윤모(53)씨와 공유해 1997년 치러진 3급 승진 시험에 모두 합격했다.

이후 윤모씨 일당은 응시자들에게 2천만원을 받고 시험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56명에게 시험지를 제공하고 6억원이 넘는 대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소시효에 따라 처벌이 가능한 2008년 이후 응시생 25명 중 혐의를 인정하는 22명에 대해서는 배임증재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혐의를 부인하는 3명은 구속했으며 2007년 이전 응시생들 30명에 대해서도 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는 14일 승진시험 비리에 연루된 직원과 부정 승진자 전원을 직전 직급으로 강등해 승진을 무효화한 후 파면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고강도 인사혁신안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공사는 공소시효는 지났으나 부정한 방법으로 승진한 사실이 확인된 직원 30명도 경찰에서 수사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면 등 중징계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유정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