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7일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2014년도 제1차 김포로컬푸드 생산자교육 및 토론회’에서 김포로컬 최장수 본부장이 강의를 하고 있다.

2012년 11월 완주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대표 유승목)이 지난 1월 17일 생산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생산자 토론회는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로컬푸드 생산 기반을 다질 목적으로 진행됐다.

토론회는 그동안 매장 운영을 하면서 나타난 성과와 문제점들을 소개한 뒤 생산자들의 질의와 토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포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도 참여해 행정적인 지원과 로컬푸드 발전방향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

전국 유일한 친환경 무농약 전문 로컬푸드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이하 김포로컬)은 전국에서 유일한 친환경 로컬푸드 매장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이로 인한 매장 운영의 어려움도 함께 토로한다. 관행 농산물에 비해 친환경농산물은 품목이 다양하지도 않고 양도 많지 않기 때문에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원-스톱’으로 장을 볼 수 없어 불편하다는 것. 그래서 김포로컬을 ‘불편한 가게’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김포로컬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친환경농산물만을 고집하고 있다. 당초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한 매니아 층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을 고무시켰기 때문이다. 이들 젊은 소비자들은 ‘불편한 가게’에서 장을 보는 것을 즐기면서 오히려 자신의 블로그와 카페 등에 매장 방문 후기 등을 올리면서 지역에서 친환경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에 김포로컬은 더욱 더 풍부한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꿈꾸고 있다. 김포로컬 최장수 본부장은 “김포지역 농민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대부분 김포에서는 친환경이 안 된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등록된 김포지역 친환경농산물 인증 현황을 제시했다.

최 본부장에 따르면 전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품목들에 대해 김포지역 농민들이 인증을 받아 놓고 있다는 것. 김포로컬이 친환경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최 본부장은 김포로컬로 인해 김포지역에서 다양한 친환경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김포로컬의 제안

최 본부장은 “로컬푸드가 지속되려면 소비자의 불편이 없어야 함은 물론 로컬푸드에 자신의 농산물을 파는 농민들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며 생산자들에게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이와 함께 최 본부장은 “원칙을 지키는 과정에서 서로 화를 내는 일도 있겠지만, 합심해서 같이 가면 연말에 웃음으로 송년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별 농가 수를 제한하자

지금까지 5농가를 넘는 품목도 없었지만, 이후 매장이 더 활성화 된다 해도 3농가가 넘으면 소득이 분산돼 생산자들이 로컬 매장을 기피할 수 있다. 로컬 매장을 통해 함께 하는 농민들의 소득이 향상됐으면 좋겠다.

▶가격이 싸야 한다

로컬 매장의 취지이자 장점은 신선도는 물론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유통마진을 소비자와 생산자가 나눠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싸게 넣으라는 것이 아니다. 적정가격을 써 넣자는 것이다.

▶농사가 끝났다고 말하자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한창 팔리고 있는 품목이 예고도 없이 갑자기 품절돼 버리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생산이 끝날 경우 반드시 매장에 알려야 한다.

▶매장 청소하는 날을 만들자

매장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형 마트처럼 매장 관리를 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의 매장인 만큼 청소하는 날을 만들어 매장 관리도 공동으로 하자.

▶품질관리위원회를 만들자

그동안 좋은 물건이 들어와 잔뜩 홍보를 했는데 막상 새로 들어 온 농산물이 형편 없는 경우도 있다. 미리 이야기를 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항의를 받는 일도 있다. 또 아직도 속박이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품질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표기를 어기거나 속이는 경우 경고도 하고 정학도 시켰으면 좋겠다. 그래도 안 되면 무기정학을 할 수도 있다.

▶원-스톱 밥상을 만들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위원회에 들어가 김포지역 친환경 인증 현황을 보면 없는 품목이 없다. 우리가 먹는 거의 대부분의 품목들을 생산할 능력들을 갖추고 있다. 생산 품목을 늘려 공산품을 제외한 원-스톱 시장이 형성되도록 하자.

▶릴레이농법으로 다품종 중량생산하자

재배가 쉽고 소비가 많은 품목들은 릴레이농법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해야한다. 대부분의 친환경 농산물들이 잠깐 동안만 생산돼 아쉬움이 많다.

친환경포기배추, 겨울철쌈배추, 얼갈이배추, 부추, 생강, 알타리, 양배추, 양상추, 갓, 콩나물 등을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농가들이 적어 많이 팔지 못했다. 애호박, 브로컬리, 파프리카, 피망, 고구마순, 마늘쫑, 가지, 마늘, 도라지순, 나물류, 단호박류, 사과, 복숭아, 참외, 수박, 매실, 복분자, 오디도 없다. 어떤 농가들은 오디가 많은데 팔 방법이 없어 수확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오디나 복분자처럼 판매 기간이 짧은 품목은 신선도를 고려해 예약판매도 하겠다.

옥수수, 봄감자, 가을감자, 겨울감자, 당근, 양파, 도라지, 더덕, 강낭콩, 비트, 달래, 뽕나무관련, 마늘짱아치 등도 친환경을 구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들 모두 김포 농민들이 인증을 받아 놓고 있는 품목들이다. 하면 된다는 것이다.

▶지산지소 안되면 좋은 판로 개척하자

김포로컬이 친환경만 취급을 하다 보니 백화점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현대백화점으로 나가는 품목도 있다. 현재는 채소만 나가고 있지만 조만간 품목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포로컬 친환경농산물이 대형 매장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다.

맨 처음 매장을 오픈하기 전 조사를 해 보니 15개 품목 밖에 없었지만 60개 품목으로 오픈했다. 그런데 현재 김포로컬에 나오고 있는 품목은 약 350여 종이나 된다. 1년만에 품목 개발에 성공을 한 것이다. 김포로컬이 친환경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포에서도 거의 모든 품목들이 친환경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포로컬이 앞장서서 김포지역 친환경농업을 꽃 피우자.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