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부터 국정감사, 감사원감사 등 서울시 친환경학교급식 관련 구설수에 오르내려왔던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식재료의 안전성과 품질은 더욱 강화하고 공급가격은 낮추기로 하는 등 개선대책을 내놨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산하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이하 센터)는 지난달 18일 ‘친환경 학교급식 운영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학교급식 식재료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는 한편 경쟁체제를 도입, 운영상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공공성’을 살려나가겠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센터를 이용한 학교는 서울시 전체 학교의 66%에 해당하는 867개교에 달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학교급식 기본방향이 확정된 이후 2월말(27일 기준) 센터 이용을 신청한 학교는 47개교로 급감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를 압박해 센터 이용을 자제하도록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달 18일 서울시청 기자회견실에서 발표에 나선 이병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은 “공사가 학교급식으로 돈을 벌 이유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겠다”면서 “교육청의 학교급식 개선방안 때문에 학교 수도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학교급식의 목적이 학생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인 만큼 공공성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센터 이용학교 급감에 따라 현재 건축 중인 제3유통센터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시립병원, 아동센터, 보육시설 등 공공급식 쪽으로 확장하는 방안과 센터를 전처리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3~4월 학교급식 상황을 보고 계획을 구체화 할 것”이라고 답했다.

센터는 지난 1월부터 서울시(교육협력국), 서울시 광역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 토론과 협의를 거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일반농산물도 100% 정밀검사, 납품업체 학교가 선택토록

센터는 먼저 친환경농산물은 9개 광역시도와 협력해 생산·재배 단계부터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센터 입고 전 공급업체로부터 전문검사 기관의 안전성 검사 성적서를 받고 있지만, 안전성 강화를 위해 검사를 생산 단계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도 협력하고, 오는 4월을 목표로 센터를 국가공인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받도록 할 계획이다.

일반농산물은 잔류농약 확인을 위해 기존 5% 실시하던 정밀검사를 모든 농산물로 확대하고, 관련 인력과 장비도 늘리기로 했다. 정밀검사는 비용이 더 많이 들지만 속성검사(31종)의 9배가 넘는 285종의 농약성분을 걸러낼 수 있다.

일본산 수산물 공급을 원천 차단하는 등 수산물의 품질·안전관리도 대폭 강화한다. 고등어·오징어·삼치·미역 등 주요 품목 10개는 품목별로 원산지의 거점 업체를 지정해 일괄 조달해 품질을 유지하고, 방사능·중금속 등 안전성검사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품위도 올라간다. 농산물은 상위 30% 품질을 공급하고, 소고기는 기존 3등급에서 1·2등급으로 올린다. 돼지고기는 무항생제 비율을 현재 25%에서 50%로 늘린다. 센터는 이미 공급업체들과 협의해 가격 변동 없이 공급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센터는 납품업체 선정에 부분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센터가 이용 학교에 납품업체를 연결해주던 기존 방식에서 센터가 납품업체 풀(pool)을 제시하면 각 학교에서 납품업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꿔 ‘학교의 선택권’이 강화된다. 공공기관인 만큼 오해의 소지를 일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학교 관계자, 학부모 등 800명이 참여하는 ‘친환경 급식 안심 식재료 지킴이단’을 꾸리고, 학교급식 공급가격을 심의하고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 가격심의위원회에도 학부모(2명)를 참여시켜 급식 과정 전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식재료 공급 협력업체 선정에 대한 자료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키로 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관계자는 “이번 개선대책을 통해 센터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정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