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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미의 정체를 당신은 압니까?정향미 슬로푸드매니저 13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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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3  16: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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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향미 슬로푸드매니저 13기 활동가
슬로푸드 정기 총회에 참석해 최재관 식량닷컴 공동대표의 강의를 듣게 됐다.

“쌀이 모자란다” 혹은 “식량부족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등 수없는 위기의 발언들이 어디선가 높은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 입장에서는 쌀이 부족해 어려움에 처한 적이 없으므로 많이 와 닿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단지 늘 의아했던 것은 집을 짓고 길을 내면서 논이 끊임없이 줄어듦에도 쌀은 남아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기술이 발달했으니까, 우리가 밥을 덜 먹고 있으니까, 방송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내 생활에서도 그러하니깐 단연히 쌀이 남아도는 것이 정상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쭉 쌀은 남아돌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의를 듣는 내내 내 가슴은 요동치고 있었다. 팔짱을 끼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들을 내용이 아니었다. 가방에서 펜과 수첩을 꺼내 적기 시작했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논이 더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쌀이 부족했다.’

‘식량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던 이유는 그전 묵은쌀을 햅쌀과 섞어 팔 수 있게 법을 만들고 시중에 정부미를 풀은 데다 의무도입량 이외의 수입쌀을 30만톤이나 더 수입했기 때문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섞어 팔수 있게 만든 법은 국내산 묵은쌀과 햅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입쌀과 우리쌀도 섞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판매되지 못했던 묵은 수입쌀들은 미국 칼로스 95%, 국내산 5%로 혼합된 후, 포장지에 큼직한 글씨로 국내산으로 표기돼 팔리고 있다.’

‘수입쌀을 들여와 국내쌀값을 잡는 동안 우리농민들은 논과 밭을 버리고 공장부지로의 전용을 쫒아가고 있다. 살기 위해서.’

   
 
나는 아직도 정부를 믿는다.

‘정부가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보다 소비자의 건강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더 중요한 게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다.

몇 년 전에 중국 만주벌판을 여행한 적이 있다. 그 땅이 우리 땅이었지만 그러나 지금은 되찾아 올수 없다는 것에 대해 깊은 슬픔에 먹먹한 가슴을 가눌 길 없었던 경험이 있다.

그처럼 남의 것을 먹는 사이에 우리의 밥상을 우리 것으로 차리지 못하고 빼앗긴 땅처럼 손쓸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본다면, 너무나 극단적인 기우라고 말할 것인가?

물론 인도국민식량보장법처럼 틈새의 희망이 있고, 우리 쌀 우리 농업을 지키려는 노력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겠지만, 정작 지금 당장 내가 할일은 혼합해 섞어 파는 쌀을 구별해 ‘우리 농업을 살리는 쌀을 소비하는 것’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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