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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와 생활<농사 이야기> 홍인식 서수원농자재마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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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3  16: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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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식 서수원농자재마트 대표
2월 19일이 우수(雨水)였다. 영동지방에서는 폭설이 내리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지만 이미 날씨는 며칠 전과는 완연히 다르다.

뉴스를 시청하다가 옆에 있는 처에게 물었다. “24절기가 양력이야? 음력이야?”

같은 질문을 25년 전 쯤에도 한 적이 있다. 1980년대 후반,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물었다가 점심내기로 발전했다. 옆에서 심판을 하기로 한 동료들의 점심까지 포함되어 판이 커졌다.

나는 2년치 다이어리를 대조해가며 입춘, 우수, 경칩 등의 양력 날짜가 같음을 보여주고 양력이라고 주장했다. 같이 있던 사람들이 ‘아 그렇구나’라며 모두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승부가 결정 나는 듯했다. 음력이라고 주장하던 상대는 절기 중 일부 날짜가 전년도의 날짜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매년 날짜가 약간씩 다를 수 있으므로 양력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결국 점심은 못 얻어먹었다. 당시에는 ‘양력 같은데 왜 날짜는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더 이상 설명할 수가 없었다.

음력은 중국 주나라 때부터 쓰여졌다고 한다. 달의 변화에 따라 날짜를 정한 음력은 편리한 점이 매우 많았을 것이다. 종이와 달력이 없어도 다른 사람에게 묻지 않아도 오늘이 며칠인지 밤이 되면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달의 차고 기우는 주기는 29.5일, 12바퀴를 돌면 354일이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주기는 정확히 365일 5시간 48분 45.51초다. 1년에 약 11일의 차이가 난다. 그래서 2~3년에 한 번씩, 더 정확히는 19년에 7번 윤달을 넣어 1년을 열세 달로 만들어 날짜를 정산했다.

그래도 농사에는 문제가 많았다. 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운동 때문에 생기는데 음력을 사용하면 해마나 태양과 관련한 날짜가 변하는 것이다. 이를 보완한 결과가 24절기다.

   
▲ 조선시대 천문관측기구, 혼천의(국보 제230호,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지구에서 본 태양의 위치가 변하는 1년 주기의 원 둘레를 15도씩 구분하여 24등분하고 각각의 점에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 매년 양력의 날짜가 1~2일 정도 차이 나기도 한다.

계절의 변화와 관계가 있기에 춘하추동이 기본이다. 낮이 가장 긴 점이 하지, 밤이 가장 긴 점이 동지,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과 추분, 그 중간점이 입춘, 입하, 입추, 입동으로 8개 절기가 이름 지어지고, 또 그 사이에 2개씩의 점에 적절한 이름을 붙였다. 이것을 음력에 적용해 같이 사용한 것이 24절기다. 중국의 화북지방의 기후를 중심으로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후와도 거의 맞았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이 쓰던 음력은 순수하게 달의 움직임에 따라 만든 태음력이 아니라 달과 태양의 움직임을 같이 고려하여 만든 ‘태음태양력’이다.

절기의 음력날짜는 매년 차이가 있었기에 그 절기의 날짜를 아는 것은 농사일에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예를 들어 모내기가 한창일 때인 망종은 며칠인지, 춘분에는 어떤 농사일을 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야 했다. 그래서 24절기에는 각 각에 따르는 상징적인 표현이 발생하고 축제가 열리고 문화가 발전했다.

그런데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양력 사용이 강요됐고, 해방 이후에도 계속 양력이 사용됐다. 달의 모양에 따라 날짜를 계산하던 방식은 요일을 보며 계산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24절기는 양력달력에서도 날짜의 변화가 거의 없었고, 절기의 날짜를 파악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다.

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업과 관련된 행사는 점점 줄어들었고 절기는 잊혀져갔다.그러면서 우리의 수많은 전통 문화도 사라져갔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도시농업운동이 절기를 되살리고 일과 놀이의 문화를 다시 살려내 살맛나는 공동체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4절기가 양력인지 음력인지 물은 나의 질문에 처의 대답은 간단했다. “음력이지. 양력에는 절기가 없잖아?”

“아이쿠, 아니라니까, 24절기가 음력 속에 있는 양력이라니까.”

   
▲ 2013년 부천 야인시대텃밭 시농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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