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동부팜화옹 유리온실에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모습.(사진=동부팜한농 제공)

동부그룹이 농산물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대기업이 농사까지 짓느냐’는 농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손을 든 것이다. 농산물 시장개방에 따라 농민 지원을 위해 조성된 FTA기금이 동부그룹에 지원됐다는 점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동부팜한농은 화옹 유리온실에 이어 동부팜이 충청남도 논산에서 운영하고 있는 4ha 규모의 논산 유리온실도 매각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아울러 사업자로 선정된 새만금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정하는 등 영농사업 전반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화옹 유리온실 사업자로 선정된 2010년 이후 4년만의 일이다.

농약, 비료, 종자 등을 생산해온 동부팜한농은 2012년 12월 경기도 화성시 화옹간척지에 15㏊ 규모의 유리온실단지를 완공하고, 토마토를 생산해 일본과 중국 등에 수출하겠다며 영농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농민단체들은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이며 동부그룹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인바 있다.

우선 동부팜한농은 화성시 농민단체로 이뤄진 ‘화성그린팜’과 경기도 화성시 화옹 유리온실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후속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

동부팜한농과 화성그린팜은 지난해 말 화옹 유리온실 자산 및 동부팜한농이 보유하고 있는 온실 지분 전량을 총 3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 350억원 중 초기 인수대금으로 150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200억원은 6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조건이다. 현재 화성그린팜 측에서 명확한 대금 지급 계획을 수립 중으로, 공식 매각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화옹 유리온실 토마토 생산은 지난 1월 말 작기가 종료됨에 따라 완전히 중단됐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기를 위한 파종도 중단된 상태다.

화옹 유리온실 매각과 아울러 동부팜한농은 계열사 동부팜이 운영하고 있는 논산 유리온실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팜은 토마토, 파프리카, 고구마, 당근, 수박, 사과, 배 등을 전국 산지에서 수집해 유통하고 있는 농산물 유통회사다. 화옹 유리온실 완공 전인 2011년 말 논산시 시군유통회사인 팜슨을 인수, 동부팜으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사업을 해왔다.

이에 농민단체들은 화옹 유리온실 이슈가 불거지자, 동부의 논산 유리온실 운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동부팜한농은 동부팜 대주주인 논산시와 협의를 통해 온실 매각을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부팜한농은 2010년 사업자로 선정된 새만금 사업도 ‘사업 불참여’를 기본 방침으로 정했다.

현재 새만금 사업은 기반시설 공사가 진행 중으로, 농민단체들은 화옹 유리온실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영농 사업 진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에서 지난해 기업 영농 참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기도 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동부팜한농의 기본 입장이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초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대로 조속히 화옹 유리온실을 매각하고, 다른 영농 사업에서도 손을 떼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정상 기자>

동부그룹 유리온실 사업 일지

2010. 7 / 정부, 경기 화성 화옹간척지 유리온실사업자로 ‘세실’ 선정
2011. 4 / 동부, 세실 인수
2012. 12 / 동부, 화옹 유리온실 완공
2013. 2 / 농민단체, 동부 농업생산 진출 반대(제품 불매운동 등)
2013 3 / 동부, 유리온실 사업 포기 선언
2013 6 / 동부, 화성시 농민단체와 유리온실 매각 MOU체결
2014. 3 / 충남 논산시 유리온실 매각 및 새만금사업 포기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