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캐나다간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11일 타결됐다.

한국이 12번째로 체결한 이번 FTA를 통해 농축산 분야는 또 다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캐나다 수출에서 42.8%를 기록한 자동차 분야는 수출길이 더욱 열릴 전망이다.

2005년 7월 협상개시 이래 캐나다가 쇠고기 시장 개방 문제로 한국을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해 5년간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아시아 국가 중 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스피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11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한-캐나다 간 FTA 협상 타결을 환영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안에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매년 균등 인하하는 방식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번 FTA 체결로 캐나다산 쇠고기에 붙는 40%의 관세는 매년 2% 정도씩 낮아져 발효 15년이 되는 해에 완전 철폐된다. 돼지고기의 경우 냉동삼겹살은 13년, 나머지 부위는 5년 내에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쇠고기는 갈비 등 주요 품목, 돼지고기는 냉동삼겹살 등에 대해 농산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설정했다. 캐나다는 현재 6.1%인 승용차 수입관세를 협정 발효시점부터 낮추기 시작해 2년 뒤 완전 철폐한다.

쌀을 비롯한 분유, 치즈, 감귤, 사과(후지), 배(동양배), 고추·마늘·양파(냉동제외), 인삼 등 주요 민감농산물 211개 품목은 양허(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편 한-캐나다 FTA 협상 타결에 국내 농축산 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11일 성명을 통해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FTA를 양보한다고 해도, 피해를 보는 산업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수출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FTA를 즉각 중단하고 피해산업에 진정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한국 낙농육우협회도 11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농축산분야 대책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FTA 체결에 대한 공치사와 농축산분야 피해 축소 분석에 여념이 없다”며 “정부는 축산업, 낙농육우산업을 희생양으로만 취급하는 작태를 이제는 그만 멈추고, 국민 필수식품인 우리 우유, 쇠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체결을 위해 무리하게 한-캐나다 FTA 협상을 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13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미 2009년에 경제적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된 협상을 지난해 11월 갑자기 재개, 단 1차례의 실무협상만 열고 타결한 점으로 비춰볼 때 부실결속의 비정상적인 협장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도 13일 TPP·FTA 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는 농민들의 피해가 뻔한 한-캐나다 FTA를 체결해 농민들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며 “모든 것을 내주고서 뒤늦게 TPP에 가입하려 애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정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