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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들의 산고 속에 태어나는 식생활교육안한기자 마송국화 먹는식물원 교육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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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7  14: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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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자 마송국화 먹는식물원 교육농장 대표.
슬로푸드문화원의 올해 캠페인 중의 하나는 ‘차 마시는 사회’다. 커피문화가 전 국민으로 확산돼 국내 차 생산의 자립구조를 망가뜨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유전자에도 맞지 않는 커피의 다량섭취에 경종을 울리고자 함이다.

슬로푸드 회원들도 물론 커피를 마신다. 다만 노력한다. 커피와 설탕을 줄이고 가급적 일회용 컵 사용은 안하며 우리 차를 마시려 한다.

얼마 전 열린 강사단회의 사이사이에 마실 차로 어떤 것을 가져갈까 망설이다 결국 잊어버리고, 전날 저녁 가방에 넣어 놓은 빈 컵만 들고 문화원에 도착, 준비돼 있던 우엉차를 한 컵 가득히 채운 후 회의를 시작했다.

최근 슬로푸드 문화원이 ‘슬로푸드 강사단’을 꾸렸다. 그동안 미각중심으로 이루어진 교육내용을 미각교육, 절기교육, 먹거리정의 교육, 물 교육, 생명다양성 교육으로 세분화해 더욱 내실있는 식생활교육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강사단은 5개의 중심주제로 나뉘어 운영된다. 물 교육팀에 합류한 나는 물 교육 계획안을 만들어야 했다. 몇 번의 회의를 통해 만들어진 기초 계획안을 갖고 다시 토론에 들어갔다. ‘도입, 전개, 정리의 과정에 어떻게 문제제기를 해서 어떤 진행을 통해 무엇을 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토론은 계속됐다.

모든 내용에는 슬로푸드 운동의 핵심 철학인 good(맛이 좋고 먹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clean(생산 시 환경과 건강을 깨끗하게 하는, 동물복지 포함), fair(교환 시 대가를 공정하게 지불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가 조금 더 쉽게 녹아 나와야 했다.

슬로푸드 교육은 생명을 분해해 현미경처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들과 자연의 협동을 통한 지역에서의 삶, 우주적인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피교육자가 거대 음식기업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음식 자립구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물 교육팀의 1차 교육안이 만들어졌다.

옛날보다 밥을 적게 먹는다 하더라도 한국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다. 가뭄이 들었다. 논바닥은 쩍쩍 갈라지고 숨구멍조차 없는 흙속에서 벼는 알갱이를 채우지 못해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하늘에 삿대질 하듯 고개를 쳐들고 있다. 딱딱하다 못해 돌덩이가 되어버린 찰흙은 가물어 생명이 자랄 수 없는 교실 속의 논이다.

우리는 갈라진 논바닥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물을 먹은 찰흙은 말랑말랑해지고 부드러워 손길이 닿는 대로 손길의 대답에 응한다.

논을 만들고 난 손을 씻으려면 물이 필요하다. 물은 우리의 손을 깨끗하게 해주는 대신 자신은 더러워진다. 더러워진 물은 땅과 식물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씻어내 새로운 물로 탄생한다.

교실에서의 땅과 식물의 역할은 버려진 페트병과 자갈과 모래, 흙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깨끗해진 물은 우리가 마시는 물로 되돌아온다. 국화꽃을 띄운 찻잔 속의 물로…. 물은 바다, 땅과 식물, 대기 그리고 사람을 순환한다. 내가 씻고 버린 물은 다시 나의 입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럼 왜 가뭄이 들까? 물의 성격은 평소에는 순하지만 화가 나면 지구를 뒤흔들어 놓는다. 지난 30년 동안 나타나지 않은 기후 변화를 기상이변이라 하는데 가뭄이나 홍수, 쓰나미, 태풍 등의 기상이변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와 공장의 열과 이산화탄소의 방출, 그리고 육식의 급격한 소비로 인한 동물의 호흡열과 메탄가스 때문이다. 증발량과 강수량이 같아야 지구의 평화가 유지되는데, 열과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은 이 균형을 깨뜨려 빙하를 녹이고 육지면적을 줄여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물을 아껴야 하며 화학제품 사용을 줄이고 열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메탄가스의 배출이 적은 식재료를 선택해야 한다.

이 교육안을 만들면서 내 머릿속을 지배했던 것은 단 한가지다.

슬로푸드의 북극성이다. 물을 교육수단으로 삼거나 지렁이를 교재로 삼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북극성은 열과 이산화탄소, 메탄가스의 배출이 적은 ‘음식의 자급화’가 아니겠는가?

음식의 자급화는 결국 나와 지역과 국가, 나아가 지구를 살릴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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