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에서 집단 식중독 증세가 발생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학교급식 안전성 확보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 프로그램이 방영돼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BS(한국교육방송공사)는 21일 오후 12시 15분부터 1시 40분까지 생방송 EBS 교육대토론 ‘학교급식 식중독, 학부모는 불안하다!’를 방영했다.

송해덕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가 진행한 이날 프로그램은 최근 개학직후 잇따라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패널로는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 배옥병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상임대표,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상임대표, 최명복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성명 가나다 순)이 참석해 토론을 펼쳤다.

▲ 사진=EBS 생방송 교육대토론 ‘학교급식 식중독, 학부모는 불안하다’ 방송 캡쳐 화면.

이날 이경자 상임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태(영등포구 중학교 집단 식중독 증세)가 발생하자마자 친환경유통센터 측에서 발표를 오히려 확대하면서 유통센터를 이용 안 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언론플레이를 하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위학교나 시교육청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 안하도록 작게 해결하는 단계가 더 중요한데, 모든 학부모 학생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만이 해결하는 것처럼 접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왜 우리 학생들을 불안하게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최명복 교육의원은 “급식사고는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일어났으며,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했을 때도 일어났다”며 “센터를 정상화해서 학부모나 교육감, 시장이 학생급식을 안전하게 끌어갈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배옥병 상임대표는 “이번 식중독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2002, 2006년 식중독 대형사고 발생했을 때 시교육청과 중앙정부는 원인규명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작년 1년 내내 학교급식 가지고 정쟁을 벌인 앞에 두 분(최명복 의원, 이경자 대표)은 본인들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72%가 친환경무상급식 실시되고 있는 것을 하루도 쉬지 않고 뒤흔들고 거짓말로 국민들 현혹시키고 왜곡했다”며 “이런 무책임한 태도가 이번 식중독 사고 불러일으켰다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식중독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교육청이 역학조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족발이라고 이야기 했다. 일각에서 족발일 수도 김치일수도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자 아닐 수도 있다고 번복했다”며 “이런 무책임한 시교육청의 태도가 어떻게 서울시의 많은 아이들 공교육 책임지는 시교육청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박종서 사무총장은 “서울시교육청은 작년 11월 식재료 구매지침을 변경해서 공공기관인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가 관리감독 하던 체계를 무너뜨리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민간 급식업자에게 식재료 조달을 책임지게 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런 속에서 철저히 관리되지 않은 식재료가 공급됨으로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금번 식중독 사고를 계기로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업체에 의한 식재료 조달을 전면적으로 폐지하고 모든 식재료에 대해서 공적기관이 관리감독하고 조달하는 체계로 전면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와 기획자문위원회 운영, 친환경농산물과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농산물 등 토론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이 몇 차례 오가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 사진=EBS 생방송 교육대토론 ‘학교급식 식중독, 학부모는 불안하다’ 방송 캡쳐 화면.

학교급식 당사자인 학부모들과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 의견을 밝혔다.

박정숙 학부모(중3)는 “식중독으로 불안하고 지금 토론을 보면 울화도 치민다”며 “이야기가 약간 정치적인 색을 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입을 뗐다.

그는 “GAP가 정부기준치 이하라고는 하지만 농약, GMO, 화학비료를 사용할 수 있다”며 “한 끼라고 하지만 누적되고 화학반응 까지 생각하면 굉장히 두려운 일이고 긴장해야할 일인데, 결국 희생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라 너무나 답답하다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김현실 학부모(중3, 고2)는 “우선 학교급식은 학교에 맡겨져야 할 문제”라면서 “식중독에 대해 누구의 잘못 따지기 이전에 어떻게 관리와 대처를 해서 착오를 최소화할 것인가 신중히 검토해서 앞으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또 “친환경유통센터 같은 대형 센터를 통해 급식이 이뤄지다 보면 사고가 일어났을 때 한꺼번에 많은 아이들이 다칠 수 있어 불안하다”며 “모호한 것들로 혼란스럽기만 하니까 좋은 GAP제도가 있다고 하는 데 GAP로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덕희 이우중고등학교 영양교사는 “식재료 선정할 경우에 대부분 식품을 생산·선정·관리·유통 과정에서 확인하고 점검하는 공식적인 절차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HACCP, 브랜드 인지도, 사용경험만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원재료의 건강성, 식품첨가물 위해정보, 보건·유통과정 등 확인할 수 있는 매뉴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도미정 포이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이번에 사고가 난 족발도 HACCP제품이라 들었는데, 정부가 인정하는 제품에서 식중독 사고가 났다는 점에 대해서 무엇을 신뢰하고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숙제로 남는다”며 “정부에서는 먹거리 안전성을 확실하게 잘 관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배옥병 대표는 앞으로의 학교급식 정책 방향을 포함한 마무리 발언에서 “학교급식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공교육의 일환”이라며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실시되고 있다. 다수국민이 선택한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집행되어야 하고 중앙정부예산이 지원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급식에) GAP 농산물 사용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 농약급식”이라면서 “안전하고 질 좋은 급식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경자 대표는 “배옥병 대표와 정반대되는 생각”이라면서 “무상급식만도 문제가 있는데 전면으로 실시해 부자 아이던 가난한 아이던 모든 아이들에게 급식을 하고, 몇 년 후면 모든 초중고 무상으로 먹이겠다는 이게 사회주의로 가자는 거도 아닌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어쩔 수없이 (무상급식이) 정권차원에서 정치에 휩쓸려서 이렇게 됐지만, 이제라도 우리는 급식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인 뜻을 다시 한 번 모으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두가 나라에서 책임지라는 쪽에서 갈 것이 아니라, 단위 학교 학교장님이 학부모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인 선택을 통해서 가능하면 국가예산 적게 쓰면서 효율적으로 정말 어려운 아이에게 아침, 점심, 저녁 다 먹일 수 있는 진정한 아이들이 급식이 되어야지 말만 앞서는 정치급식 행위를 그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사무총장은 “먹거리는 국가가 책임져야할 공공적 영역이다. 특히 아이들 급식 민간영역으로 몰다보면 관리가 안돼서 식중독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이라면서 “앞으로는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지원이라던가 관리나 제도를 제대로 해서 안전하고 건강한 급식이 될 수 있도록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명복 교육의원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왜 무너졌는가 짚고넘어가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센터를 살리기 위해서는 센터가 수수료로 받은 158억원을 학생에게 돌려줘야하고, 급식비 중 시 30%의 조리종사원 인건비 300억원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100% 고객이 학생인 만큼 시장은 센터를 교육감에게 돌려주고, 4개 업체는 국세청 세무감사 해야 하고, 검찰수사의뢰해서 정확히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정상 기자>

EBS 생방송 교육대토론 ‘학교급식 식중독, 학부모는 불안하다’(2014. 3. 21)
ㄴ http://www.ebs.co.kr/replay/show?prodId=109801&lectId=10205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