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급식 정책이 바뀌면서 서울시 급식 관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6·4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급식운동진영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선거를 50여일 앞 둔 시점에서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서울시 친환경급식 논란에 대해 살펴본다.

▲ 서울시와 의회 및 구청장협의회, 학부모단체들로 구성된 안전한 학교급식 협의회(준)가 15일 발족했다.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으로 친환경급식 논란이 종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급식 예산의 50%를 지원하고 있는 시와 구청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급식정책 방향을 전환한 문용린 교육감에 대해“월권과 직권남용”이라며“이를 바로잡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 15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주최로 열린‘2014 학교급식 정상화를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정몽준-김황식-이혜훈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일제히“친환경전면무상급식을 소득별 선택급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자입찰과 친환경 축소 방침에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효력 상실된 박원순 시장의 친환경급식 정책

농민운동과 시민운동이 합세해 전국적인 ‘학교급식지원조례’ 운동을 불러일으키면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과 함께 지역 농산물을 통한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전국 학교 중 74%가 무상급식을 실시하면서 무상급식이 의무교육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이후 무상급식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친환경무상급식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 개혁에 돌입, 벤더업체 중심으로 진행되던 서울친환경급식 공급체계를 광역 지자체와 연계해 안정적인 친환경농산물 공급체계를 구축을 시도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개혁은 교육감이 바뀌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문용린 교육감은 그동안 서울시가 추진해 오던 친환경급식과 공급체계를 바꿔버렸다. 하루아침에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박 시장의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은 그 효력을 상실했다.

친환경급식정책 원점으로 되돌린 보수학부모단체

지난해 봄, 인천지역 학교에 친환경쌀을 공급해 오던 인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원들이 인천시청 앞에 무농약 쌀을 적재하고 천막농성을 벌였다. 이들 농민들은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친환경쌀을 공급하고 있다며 인천시에 ‘현물납부’ 방식을 요구했고, 인천시는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그러나 인천시의 발표는 실행되지 못했다. 인천지역 보수학부모단체들이 “현재의 시스템으로도 값싼 친환경쌀을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다”며 인천시를 압박했고, 인천시는 이들의 요구도 함께 받아들였던 것이다.

인천시에서 승리를 거둔 보수학부모단체들은 곧바로 서울로 행보를 옮겨, 서울친환경센터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제기하며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까지 이끌어 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와 함께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6개월에 걸쳐 친환경급식을 대신할 수 있는 급식 시스템에 대한 용역을 실시, 대안을 마련한 뒤 학교장, 행정실장, 영양(교)사, 학부모들을 상대로 ‘새로운 식재료 구매방법’에 대해 홍보했다. 이는 올해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던 학교 수가 지난해 864개에서 39개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6·4지방선거로 옮겨진 서울친환경무상급식 이슈

서울시친환경급식 논란은 6·2지방선거에 이어 또 다시 6·4지방선거로 옮겨지고 있다. 친환경이나 아니냐, 전면적 무상급식이냐 선택적 무상급식이냐가 이번 6·4지방선거에서의 친환경급식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이다.

계약재배와 수의계약, 벤더업체를 통한 전자입찰 방식 등 공급체계와 안전성 문제 및 교육청 50%, 서울시와 구청 50%로 진행되고 있는 학교급식 지원방식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식재료 구매 시스템을 변경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 갖가지 억측과 폭로들이 난무하면서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친환경급식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