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태성 서울시농수산물공사노조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정문에서 열린 ‘친환경급식 개악 저지 노동자·농민·학부모 선언’에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의 급식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서울지역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농민, 학부모와 함께 문용린 서울시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의 급식정책을 조직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서울시교육청이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지침을 발표한 이후 농민·급식·학부모·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불거진 급식 안전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친환경급식 개악 저지 노동자·농민·학부모 선언’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정문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서울지역본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을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서울시농수산물공사노동조합 주최로 열렸다.

이날 선언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서울지역본부가 지난 7일 서울시지하철노조를 시작으로 이어가고 있는 ‘99%를 위한 서울! 서울지역 노동자 릴레이 선언운동’의 4번째 순서로 열렸다. 교통 부문 노동자들도 이날 선언에 동참 ‘실질적인 안전성 검사 대책을 마련하라!’, ‘친환경 농업인들의 피해를 즉각 보상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지지의 뜻을 표했다.

이날 고동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서울지역본부장은 “문용린 교육감과 서울교육청은 학교급식에서 친환경 농산물 사용비율을 줄이고, 농약이 친환경보다 안전하다고 하는 등 친환경 무상급식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 흠집내고 있다”며 “서울지역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이를 반드시 바로 잡고 안전한 급식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친환경 급식은 10년 이상 학부모들의 헌신과 국민 대다수의 찬성으로 만들어진 제도이고 농민들에게는 무자비한 시장개방 속에서 식량자급률을 올리고 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대안이 되어 왔다”며 “하지만 현실은 문용린 교육감이 공공조달체계를 무너뜨리고 민간 급식업자에게 문을 열어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총장은 “친환경 농민들은 학교급식을 위해 겨울부터 생산한 농산물을 갈아엎는 사태를 맞고 있다”며 “문 교육감이 교육자로서 양심이 있다면 즉각 사퇴하는 게 맞다”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농약이 과학이고 씻어서 안전하다면 문 교육감이 무더기로 드시라”면서 “아이와 학부모 행복을 위해 친환경 급식 확대는 못할망정 후퇴시키는 문용린 교육감은 더 이상 교육감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강 지부장은 “교육청은 친환경유통센터 이용 학교에 2주마다 잔반 조사를 하고 1달마다 식재료 구매방법을 조사하는 등 영양사와 행정실장을 괴롭히고 있다”며 “학교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공급받고 싶어도 교육청이 가로막고 있다. 왜 자율권을 주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강 지부장은 “학부모들은 친환경 급식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태성 서울시농수산물공사노조 위원장은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교육청이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업체 이용을 권장하고 농약을 권장하고 있다”며 “교육청은 안전한 식단보다는 누가 공급하느냐에만 관심을 가지고 2008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서 “문 교육감이 교육자, 공직자로서의 책임이 있다면 친환경 급식을 확대해 하루 빨리 학부모, 학생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서울본부는 오는 24일 서울시내 지하철 전 역사 대자보를 부착하고 지하철 스티커 홍보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의 급식정책으로 공공성이 후퇴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유정상 기자>

▲ 선언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