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지역 학교급식이 ‘슈퍼 식중독균’으로 불리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이하 클로스트리디움)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평택의 한 중·고등학교와 서울 영등포구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증상의 원인으로 클로스트리디움균이 식중독 발생의 원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두 학교 모두 같은 날 족발을 배식한 것으로 확인하고, 족발과 같은 식육가공품에서 주로 발견되는 클로스트리디움균을 원인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중학교 집단 식중독 증세 역시 클로스트리디움균이 원인으로 유력하지만 최종 역학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에서는 일제히 클로스트리디윰균의 위험성을 다뤘다. 다른 균과는 달리 100℃이상에서 4시간을 끓여도 죽지 않고, 공기가 없어도 잘 자라는 혐기성 세균이기 때문에 일단 가공식품이 이 균에 감염되고 나면 진공포장을 하더라도 균이 죽지 않는 다는 것.

식약처는 불안감이 높아지자 4일 설명자료를 내고 “클로스트리디움 균을 슈퍼식중독균으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산소가 없는 상태(혐기성 조건)에서 발육되면서 독소를 생성하는 균으로 75℃이상에서는 균과 독소가 쉽게 파괴된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분명한 사실은 클로스트리디움균의 검출빈도가 지난해부터 갑자기 늘었다는 점이다.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7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식중독이 발생했는데, 이중 3개교에서 클로스트리디움균이 검출됐다. 2011년부터 2012년 식중독 원인균 1위를 기록했던 ‘노로바이러스는’ 지난해 클로스트리디움균에 밀려 2개 학교에서만 발견됐다.

경기도교육청은 클로스트리디움균이 급증한데 이어 지난달에만 도내 3개 학교에서 총 4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자 급식 담당자 긴급회의를 열고, 교육지원청별로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한편 지난달 12일 식중독 의심 증상이 발생한 일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같은달 24일 급식을 재개한 뒤 다음날 다시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한편, 이달 9일 급식을 재개한 후 이틀 뒤 또다시 식중독 증상이 발생해 학부모 불안감이 급증하고 있다.

앞서 이 학교에서 지난달 12일 발생한 식중독 의심 증세와 관련, 의심 환자 140여명의 검체 분석결과 11명에게 클로스트리디움균이 확인된 바 있다.

<유정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