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3일 오전 서울지역 학부모와 시민들이 서울교육청 앞에서 서울 친환경유통센터와 거래를 끊도록 종용해 온 교육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근혁

다음은 교육희망의 윤근혁기자의 글입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지난 6월 납품된 소고기와 돼지고기에서 한 달 새 2번이나 상한 고기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지난해까지 서울시가 세운 친환경유통센터의 농축산물을 납품받아 왔지만, 올해 3월부터는 서울교육청 방침에 따라 최저가 입찰을 통해 한 업체에게 식자재 납품을 맡겼다.

1일 서울 성북지역에 있는 A초등학교 교장과 영양교사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6월 이 업체가 납품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두 차례나 반품처리 했다. 상한 고기로 의심되는 식재료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학교 B교장은 “최저가 입찰을 통해 식재료 업체가 선정되면 품질이 나쁜 재료를 납품하고 먹튀(먹고 튐)하는 업체까지 있다”면서 “올해 6월에는 불량 고기가 두 번이나 납품돼 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을 뻔했다”고 털어놨다.

같은 학교 C영양교사도 “6월 중 들어온 소고기 가운데 일부는 변색되고 냄새도 심했으며, 15kg 들이 돼지고기 용기에는 핏물이 한 대접이나 고여 있었다”면서 “문제의 고기를 반품하고 해당 업체와 거래를 끊었지만 매우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주변 2개 초교와 공동구매 형식으로 해당 고기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나타나, 불량 고기가 다른 학교에도 공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학교는 지난해까지는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농축산물을 납품받았다. 하지만 문용린 교육감 시절인 지난해 11월 교육청은 급식지침을 바꿔 사실상 친환경유통센터와 거래를 끊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에서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는 학교 수는 지난해 854개교에서 올해 3월 30개교로 크게 줄었다.

C영양교사는 “친환경유통센터와 거래할 때는 식재료의 품질을 믿을 수 있었고, 유통과정에서도 적정온도를 준수하는 등 불안감이 훨씬 덜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최저가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서 거래하고부터는 상한 것으로 의심되는 고기가 납품되는 등 매우 불안한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