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는 독극물의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다 무색, 무취, 무미한 특징으로 인해 먹어도 전혀 알지 못한다. 지난 2012년 9월 미국 쌀에서 발암물질 비소가 검출되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수입중단이 되었다. 하지만 20일 만에 우리 정부는 미국 쌀의 비소함유량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다시 수입을 재개 하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FDA조차도 여전히 미국 쌀을 5세 이하의 어린이는 먹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

왜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아이들에게 먹지 않도록 권장하는 미국 쌀을 안전하다고 평가하고 수입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비소 쌀이 안전해서가 아니라 쌀에 대한 비소의 허용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왜 쌀에 대해서는 비소의 허용기준이 마련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의문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는 2010년 국제적으로 폐기된 비소허용기준을 사용해서 비소 쌀을 수입했을까?
2012년 미국 쌀의 수입 중단 조치가 이루어진 후 식약청은 형식적인 전문가 협의를 한차례 가진 후 미국 쌀이 안전하다는 평가를 한다. 그 당시 우리나라의 비소 쌀 허용기준이 없어 세계보건기구와 세계 식량기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JECFA의 비소허용기준(※ 주간섭취한계량 15μg/kg b.w./day)을 차용해서 위험도를 평가하였다. 그러나 그 기준은 시대에 맞지 않아서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10년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폐기된 기준이었다. 2010년에 폐기된 기준을 왜 2012년에 차용해서 사용했을까? 만약 식약청이 현재 미국의 비소허용기준(※일일단위체중당 0.3μg이하)을 사용해서 수입쌀의 위험도를 평가했다면 미국 쌀은 사실상 수입이 불가능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둘째, 미국 쌀의 비소허용기준을 마련하는 법이 왜 2차례나 거부되었을까?
미국 내에서도 비소 쌀 파동을 겪으면서 쌀에 대해서도 비소의 허용기준이 필요하다는 미국시민단체의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비소의 허용기준을 마련하는 입법안이 하원에서 2차례나 올라갔지만 모두 거부되었다. 왜 미국은 비소 쌀에 대한 허용기준을 하원에서 마련하지 못하는 것일까? 쌀에 대해 비소 허용기준이 마련될 경우 그 법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국 자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에 대해 비소농도 기준을 총 비소기준으로 10ppb로 정하고 있다. 무기비소만도 최대 160ppb에 달하는 미국 쌀의 판매를 스스로 제한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미국은 스스로 비소기준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다.

셋째, 왜 비소에 대해서는 안전한 허용기준 자체가 없다고 하는 것일까?
비소는 1급 발암물질이고 독극물이기 때문에 미국 환경청 EPA의 비소 안전 허용기준은 ‘0’이다. 최근 미국 콜롬비아대학에서 메인 주 3개 학구를 연구한 바에 따르면 비소 농도 5ppb이상의 비소에 오염된 물을 먹은 아이들도 지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충격을 주고 있다. 비소에 노출된 아동들의 IQ, 작업 기억, 지각추리력, 언어이해 점수가 5~6점 하락하였으며, 이것은 심각한 지능하락으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2004년 방글라데시에서 이미 행해진 연구인데, 2013년 미국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서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정부는 지난 2012년 비소가 포함된 미국 쌀의 수입중단조치를 단 20일 만에, 34점의 샘플조사와 단 한차례 회의만으로 해제하고 수입 재개했다. 그것도 이미 국제적으로 폐기된 비소 기준으로 위험도를 평가해서 독이든 미국 쌀의 수입을 허용했다. 우리나라 식약청의 영어 약칭은 ‘KFDA’다. ‘미국식약청 FDA의 한국 지부’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