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 PDF 파일 지면 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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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세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준비한, 그러면서 여러 단체와 함께 준비한 <2014 슬로푸드 대회>가 3일간의 행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3일간의 행사중 마지막날 fair food와 관련된 <맛이 있는 이야기장>에 가장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일요일 이기도 하지만,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는 마르세 도시농부 장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사준비를 하면서 초창기에 쓸 수 있는 돈이 없고, 담당할 실무 직원도 없어 행사를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행사를 잘 준비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또 행사를 시작할 때도 판은 벌렸는데 오는 사람이 적어 행사장이 썰렁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각 프로그램마다 참가한 분들로 넘치고, 겨울임에도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행사장에 오신 분들이 행사의 내용이 좋다고 긍정적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이렇게 행사를 치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간 행사를 준비하는데 희생을 한 스텝,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신 슬로푸드 길잡이, 슬로푸드 지부장님, 슬로푸드 회원님들의 덕분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먹을거리 운동을 해온 단체들의 협력과 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지자체의 지원 없이도 민간단체의 협력과 노력으로 근사한 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슬로푸드운동은 네트워크를 통해 하는 운동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만나 소통하는 것을 보고, 이러한 행사가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이번 행사 때 한 회원은 행사장에 오시는 분들과 나누기 위해 동네 분들과 이틀 동안 500인분 이상의 팥죽을 쑤어 행사 전날 행사장에 가져왔는데 막상 행사 때 쓰려고 보니 쉬어 그 많은 팥죽을 쓰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또한 회원은 슬로푸드 운동에 쓰고자 매일 1,000원씩 저축하는데 1년이 되기 전에 통장을 헐어 농부상 기금에 보탠 일도 있었습니다. 회원이 아님에도 페북이나 밴드에서 행사를 알고, 지방에서 먼 걸음을 해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애정이 행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에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문제가 되는 부분도 드러났습니다. 행사장이 좁아 불편했고, 컨퍼런스를 한가족농의방은 건물 사정상 난방이 안 되었습니다. 식사나 음료 등이 미리 동이나 식사하는데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안팎으로 평가를 통해 다음 행사에서는 더 알찬 행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큰 사고 없이 행사가 마무리 된 것에 대해 슬로푸드 회원님, 함께 연대해주신 단체와 그회원님들, 행사장을 찾아주신 분들, 그리고 음으로 양으로 슬로푸드에 관심을 기울여주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종덕 경남대 교수,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