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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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사태로 경남도 교육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3년 째 국회에 계류중인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한 요구가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22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학교급식법개정을 위한 국회 긴급 토론회’가 개최됐다. ‘급식은 교육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야당과 학교급식운동 단체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의 목적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철회’와 ‘무상급식비의 50%를 국가가 지원토록 한 학교급식법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것으로 80명 정원의 토론회장에 150여 명이 참여하면서 학교급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엿 볼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이는 무상급식 중단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었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 무상급식 중단사태에 대한 현안보고’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그동안 경남도에서 진행되어 오고 있는 무상급식 중단으로 인한 여러 폐해에 대해 소개하면서 “경남도의 비교육적인 행태로 경남 교육력이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박 교육감은 학교급식법을 개정, 무상급식 재원을 원천적으로 확보해야 또 다른 경남도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국회의원들도 인사말과 축사 등을 통해 홍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규탄과 학교급식법 개정을 촉구했다.

유은혜 의원은 “무상급식은 헌법적 권리”라며 소모적 논쟁중단을 요구했고, 설훈 의원은 “교육에는 돈이 드는게 기본 인식인 만큼 교육 투자를 소홀히 하면 재앙이 온다”면서 “고집 피우고 억지 부릴 때가 아니”라면서 국민적 총의로 무상급식을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의원은 무상급식에 대해 “15년 이상 범국민운동수준으로 진행 되어 온 학교급식운동이 정책경쟁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선택 받은 정책”이라면서 “국민이 선택한 정책을 도지사가 폐기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홍준표 도지사는 무상급식 정책을 폐지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금까지 반복 재생 되어 온 무상급식 논쟁의 복사판 그대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내용의 진위, 경중과 상관없이 무상급식을 야당들의 포퓰리즘적 주장 쯤으로 폄하해온 것이 지금까지 새누리당이 보여 온 일관된 행태였다.

그런데 이번 무상급식 중단 사태의 진원지인 경남지역의 상황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무상급식 폐지에 대한 성토와 분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가 무상급식에서 유상급식으로 전환하기 전 날인 지난 3월 31일, 경남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학부모총회를 열고 대책을 토론했는데, 난상토론 끝에 운동장에 솥단지를 걸고 직접 아이들 급식을 하기로 결정을 했단다. 다음날인 4월 1일, 경남 진주시 지수초등학교의 솥단지 급식 뉴스는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항의시위는 곧바로 지방의회 의원들을 움직이도록 했다. 4월 20일 진주시의회 복지산업위원회는 경남도가 무상급식 대신 추진중인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복지산업위 위원은 모두 6명으로 2명은 무소속이고 나머지 4명은 새누리당 소속이다. 진주시의원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결과 경남지역 의원들도 대부분 무상급식 폐지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급식 정책은 6·2지방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6·4지방선거, 그리고 이번 경남도무상급식 중단 사태 과정을 통해 국민적 선택을 받은 정책임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이 아직도 정쟁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월 28일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가 교육분야 법안소위를 열었지만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측은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야 간사들이 합의한 결과다. 학부모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