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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칼럼]식단의 다양화[41호/3면/영양사칼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영양사분과 기자단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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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0  00: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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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 PDF 파일 지면 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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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급식은 양식으로 제공되었다. 김치스파게티에 빵, 스프로 구성된 식단, 학생들의 기호도는 그야말로 최상이었다. 스파게티 소스에 김치를 왕창 넣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잘 먹는다. 김치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맛있단다.

평소에 김치라면 쳐다보지도 않던 학생들이 참 신기하다. 생토마토는 안 먹으면서 그것으로 끓인 소스는 먹는 것을 보면 ‘음식도 문화사대주의가 존재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발상일까?

자꾸만 찜찜한 마음이 든다. 학생들은 엄지척을 하는데 학교에서만이라도 전통식단을 주고 싶은 영양사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맨날 밥만 먹으니 지겹단다. 한편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학교라는 울타리만 벗어나면 외국음식들이 즐비한 가게들이 넘쳐나는데 굳이 학교에서까지 기호도나 만족도 때문에 외국음식을 주어야 한다는 자체가 참 곤혹스럽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피자나 스파게티정도는 외국음식이 아니라 이미 우리 음식으로 많이 동화되었다고… 그래서 영양사로서 고민했던 것이 평소에 학생들이 안 먹는 김치를 넣어 조금이라도 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조리구성을 한 것이었다.
 
급식이 시작되던 초창기 이야기이니 십수년도 더 된 실화이다. 섬 지역으로 발령받아 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맛있는 밥을 해 준다고 카레라이스를 했던 적이 있었단다. 그랬더니 잔반이 그 학교가 생긴 이래로 최고점을 찍을 만큼 많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된장국이나 나물무침, 김치류 등이 반찬으로 나가는 날은 학생들의 기호도가 엄청 높았다.

이상하여 학생들에게 설문을 해 본 결과 카레를 배식한 날은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음식이라 냄새도 나고 해서 먹을수가 없었다고,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서 못 먹었다고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특히나 그 지역은 외딴 곳이기 때문에 외식을 접할 기회도 없었고 부모님들도 그런음식이 있는지 몰랐을테니 가정에서도 먹어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오늘처럼 양식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날 그 옛날 이야기가 기억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웃긴다. 하지만 이제는 외식의 보편화로 인해 다양한 식당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 가족들끼리 혹은 지인들과 외식을 많이 즐긴다면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외국 음식 식당이 많다.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외국음식의 기호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오늘처럼 이런 음식을 많이 해 달라고 하는 학생들을 보니 영양교육이 필요함을 느낀다. 다양한 음식문화에서 전통식이 왜 좋은지 우리조상들의 지혜도 배우면서 자신의 건강도 챙긴다면 미래를 생각해 보았을 때 더 많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어른보다 더 바쁘다. 아침은 9시 등교로 한 숟가락이라도 먹고 온다지만 오후는 또 다른 교육으로 간단한 패스트푸드로 먹고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가면 잠자리에 들기 바쁘니 제대로 된 한끼 식사는 오로지 학교에서 먹는 점심뿐이라고 학부모검수 오시는 분들까지도 이렇게 말씀하시니 우리가 느끼는 부담감은 크다.

학생이 집에서는 채소반찬을 안 먹어도 학교에서는 먹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고민없이 당당하게 우리에게 전달하시는 학부모님들을 보면서 음식은 많이 접해보지 않으면 쉽게 또 빠르게 고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님에도 단 한번의 학교급식으로 모든 것이 개선되어지기를 바라는 점은 무리일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의 기호도와 학부모님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학교에서 영양교육의 방법을 다양화하여 단순한 열량 계산이나 칼로리에 관한 지식교육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하나하나가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떻게 키워 우리 밥상에 오르는지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느낀다.

단순한 영양지식만을 가르쳐보았자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지만 식물이 자라는 교육 등은 내가 쏟았던 수고로움이 있기 때문에 쉽게 뇌리에서 잊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거창하게 하는 것이 아닌 학교에 공터가 있다면 주변에서 상추를 키우고 물 주고 수확하여 그상추가 오늘 급식에 제공된다면 학생들의 기호도는 고민하지 않아도 높아질 것이다.

물론 소규모학교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을 하여 식물의 성장과 수확의 기쁨을 느끼는 것은 학생들이 느껴보아야 할 감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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