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 PDF 파일 지면 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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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현 경기친환경학교급식운동본부 상임대표

안산에 있는 경기 모바일 과학고등학교. 경기친환경학교급식운동본부 상임대표 구희현 교사는 이곳에서 근무한다. 학교 밖 활동이 많아 담임을 맡기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배려 덕분에 5.18 광주민주화 항쟁이후 살아남은 자의 책무를 여전히 하고 있는 구희현 대표는 지난 6일에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330여명의학생들과 함께 인솔 책임교사로 합동분향소를 다녀왔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구 대표는 교사로서 아이들을 가슴에 묻었다. 전남대 학생이었던 35년 전, 1980년 5월 18일에도 구 대표는 비슷한 느낌으로 가슴에 친구를 묻었었다. 광주민주화 항쟁과 세월호 참사는 구 대표에게 살아있는 자로서 ‘아이들에게 행복한 미래’라는 삶의 기준을 뚜렷하게 제시했다.

전국 교직원노조를 만들고 해직과 복직과정을 겪으면서도 환경운동, 급식과 교육운동에 여전히 열성을 다하는 구 대표의 모든 기준점은 이두 사건으로부터 출발한다. 인터뷰는 지난 11일 경기모바일과학고 근처 카페에서 진행했다.

80년 광주민주화항쟁…‘산다는 것’의 시작
전남 사대를 다녔다.79년 박정희가 시해당하고 80년 광주항쟁이 터졌다. 그 사건으로 같이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이 희생됐다. 충격이 왔다. 사는 것이 고통스러우면서도 나는 왜 살아있어야만 되는지? 그때의 충격은 항상 그 질문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5.16 군사쿠테타로 강제해산…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설립
이승만 정부때 3∙15 부정선거에 대항하면서 교원 노조의 필요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서울에서는 한국교원노동조합총연합회(한국교조)가 결성됐다. 그러나 5∙16 군사정변이 터지면서 군사 정부에 의해 한국교조는 강제 해산됐다. 199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합법화 되기 전까지 40년의 우리역사엔 교직원노조가 금지됐다.

해직과 복직
1987년 6월 전국적인 민주화운동의 열기 속에서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가 결성됐다. 89년 조직이 확대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창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사학비리 척결운동, 촌지 없애기 운동 등 전교조의 ‘참교육’운동은 구속 107명, 강제해직 1.500여명이라는 탄압을 받게 된다. 당시 전교조 경기지부장 활동을 했던 구대표도 이때 해직됐다가 전교조 교사들이 일괄복직 될 때인 94년 복직을 했다. 3번의 전교조 경기지부장 활동 끝에 99년전교조를 합법단체로 만들어내고 4번째 지부장을 맡았다.
 
주민발의 조례청구인 대표
95년부터 중학교에서 급식이 시작되어 2002년 거의 모든 학교에서 급식이 실시되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식중독사고가 터졌다. 이 사건으로 서울에서는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가 창립됐다. 구 대표는 2003년 ‘학교급식개선과 조례제정을 위한 경기도운동본부’를 발족하고 166,024명의 서명을 받아 조례청구인대표로 경기도 최초 주민발의를 했다. 다음해 조례가 제정 공포됐다. 그러나 행정자치부로부터 우리농산물 용어 사용이 WTO에 위배된다고 대법원에 제소됐다.

조례 제정에서‘친환경무상급식확대’로
2006년 6월 30일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가지원 내용이 삭제되고 우리농산물 대신 우수농산물로 변경됐지만 급식지원센터설립과 조례지원 항목을 추가하고 무상급식 확대와 직영 원칙을강조하는 문구를 삽입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2008년 조례 제정 중심에서 친환경무상급식 확대로 방향을 전환했다. 조직 이름도 ‘친환경학교급식을 위한 경기운동본부’로 개칭했다. 현장을 보니 아이들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먹이는 것이 중요해서 친환경 농업을 장려하는 투쟁을 벌여나갔다. 드디어 2008년 말경기도예산에 쌀을 포함한 친환경 농산물지원비 7억을 확정 시켜냈다.

운동본부의 키워드… 공익성과 현장(학생과 농민)
2003년 본부결성당시 267개 단체가 모였다. 경기도에서 단체라 불려지는 곳은 모두 참여했다. 현재 중심단체인 영양교사회, 영양사회, 공무직노조, 여성노조,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이 연석회의를 기본으로 급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운동본부의 역사가 길어지다 보니 간혹 공익성을 벗어나거나 현장을 염두에 두지 않는 개인적 돌출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럴 땐 물러서지 않겠다. 운동본부의 기준점은 공익성과 학교와 농민현장이 중심이다.

급식 아카데미
활동가들과 학교급식지원센터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급식 아카데미 학교’같은...여태까지 이뤄 온 급식 경험과 역사를 전수받은 일꾼들이 각 시군지자체에 배치될 필요가 있다. 운동본부에서 인사 검증 시스템을 만들게 되면 확인된 일꾼이 각 시군 지자체에 배치되어 보다 안정적인 경기급식을 이끌고 나갈 수 있다.

무상급식예산 30%편성, 중학교까지 친환경
경기도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올해 처음 무상급식비 3%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도지사의 책무로 급식비 예산 30%지원을 의무규정하는 조례제정과 중학교까지 친환경급식을 확대해야 한다. 75만 경기도 학생들을 위한 급식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친환경, 로컬, 방사능 등은 아이들의 건강먹거리와 직결되어 있다.

영양(교)사들에겐 부채의식이 있다
김상곤 교육감과 같이 무상급식 공약을 이행할 때 영양(교)사들에게는 돈만 주면 될 줄알았다. 나중에 보니 인력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챙기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인력 확보 없이 업무 부담만 늘어나서 엄청 피곤했을 것이다. 참아준 그분들께 감사하다. 운동본부가 치우침 없이 영양(교)사들의 입장도 잘 챙겨야 한다.

북한의 어린이에게도 친환경급식을
북한을 3번 갔다 왔다. 지금은 북한 어린이한테 빵 보내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북한어린이에게 우리 친환경 쌀, 가공품들을 보내는 소망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경기도학교급식지원센터가 함경도 학교에 친환경급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교섭대회 준비
‘친환경무상급식’을 좀 더 완성시키기 위해 경기도학교급식지원심의위 부위원장직도 적극적으로 받았다. 올해 광역급식지원센터 논의도 7차례 실무협의회를 통해 기본틀이 정해졌고 더 다듬기 위한 조정협의회도 다시 구성됐다. 하반기 때는 연석회의를 통해 공유된 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모두 모이는 ‘대교섭대회’를 구상하고 있다. 급식관련회원 2-3천명이 모여 예산수립과 현안에 대해 공동대응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