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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칼럼]농업과 먹을거리의 현실과 대응[48호/6면/슬로푸드/김종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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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8  11: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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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 PDF 파일 지면 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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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경남대 교수,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장

올해는 일제 강점에서 광복된 지 만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간 천지 개벽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양적, 질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다가섰고,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농업과 먹을거리 영역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농업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국가경제에서 가장 중심이던 농업이 주변부문이 되었고,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수도 크게 줄어 인구의 4%가 되었습니다. 종자개량, 영농기술의 변화, 영농투입재의 변화 등으로 인해 단위면적당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인구가 늘고, 경지면적이 크게 줄어든 결과 식량자급률이 낮아졌습니다.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4.0%, 사료를 제외한 식량자급률은 49.8% 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내 쌀 생산량은 430만 톤 정도인데, 유전자 조작 농산물 도입량은 식용과 사료용을 합치면 1,100만톤이나 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밥상은 물론, 제사상에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은 먹을거리로 만들어진 음식이 차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음식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의 식량보장이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먹는 음식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쌀소비량이 크게 줄어들고, 밀가루 음식 소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1980년에 연간 1인당 135kg이던 쌀 소비량이 2014년에 65kg으로 반이상 줄어들었습니다. 반면에 같은 기간 밀가루 소비량은 11.6kg에서 33.6kg으로 늘어났습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의 증대는 더 괄목할 만 합니다. 이전에 연간 한자리 수에 불과하던 1인당 고기 소비량은 요즈음 44kg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식사와 관련해서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정 식사가 줄어들고, 외식이 늘어났고, 여럿이 함께 하는 식사가 줄어들고, 나홀로 식사가 많아 졌습니다.
 
산업의 시간에 의해 생산된 패스트푸드가 자연의 시간에 의해 생산된 슬로푸드를 대체했습니다. 발효간장이 아니라 무늬만 발효인 산분해간장 등이 식단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조리가 크게 줄었습니다. 농업의 위상이 낮아지고, 음식에 대한 소비가 달라지고 식사형태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음식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음식에 감사하는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음식을 다른 상품과 같은 상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은 위기입니다. 점점 그 비중이 줄어들고, 농업의 식량보장 기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음식과 식생활에서 일어난 변화로 인해 국민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고, 각종 가공식품이 지역음식, 전통음식을 대체하면서, 우리의 뿌리와 문화를 잃어버리게 하고 있습니다.

광복 70년으로 달라진 국가위상에 맞게 우리의 농업과 먹을거리의 문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선진국은 모두 농업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농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농업을 중시하자는 주장에 경청해야 합니다. 식생활도 바뀌어야 합니다. 주로 수입농산물로 만든 패스트푸드, 가공 음식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조리해 먹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우리 농산물 소비를 통해 농업지키기에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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