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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 사무국장

아무리 좋은 친환경식재료로 요리를 해도 아이들이 먹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당장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는 말처럼 대부분의 아이들은 맛에 따라 음식을 선호한다. 어디 아이들 뿐일까. 많은 어른들도 맛에 따라 음식을 선호한다. 패스트푸드점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다.

패스트푸드는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 등 장하면서 대한민국은 패스트푸드 천국이 되었다. 돈만 있으면 식품은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패스트푸드로 인해 국민 생활은 편해졌지만 먹거리 원료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삶은 반대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패스트푸드에 사용되는 원료들이 대부분 수입산이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뿐만 아니라 단체급식소나 식당 등에서는 대부분의 식재료를 수입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쌀을 뺀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3%대에 머물고 있는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대목이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식량전쟁’ 등을 경고하지만 이또한 만성이 되어 버렸다. 머리는 끄덕이지만 몸은 전혀 동의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게 식량이기 때문이다. 지천이 식량인데 ‘위기’라니.

그 다음 경고는 ‘건강’이다.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도 모르는 정체 불명의 먹거리 때문에 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에도 패스트푸드는 여전히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몇 몇 심각한 병에 걸린 사람들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이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고 친환경농법에 관심을 갖고 있다.

친환경학교급식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록 모든 가정의 밥상을 친환경적으로 차릴 수는 없지만 자라나는 아이들만이라도 안전한 밥상을 차려 주자는 것이다.

이러한 어른들의 노력으로 무상급식과 친환경급식이 실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온전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산과 친환경농산물의 수급과 요리법이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는 현재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에도 친환경급식이 이루어지지 않는 학교가 있고, 그나마 진행되지 않는 친환경급식 예산도 경기도가 100% 부담하던 것을 시군과 50:50으로 진행되는 등 예산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수급 문제도 친환경급식을 방해하는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안정적인 친환경농산물 수급을 위해 계약재배를 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클레임이 발생할 경우 90%가 일반 농산물로 대체된다고 한다. 친환경급식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요리의 문제는 아직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에서는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요리를 하지만, 이미 화학첨가물에 길들어져 있는 아이들이 급식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하거나 아이들이 천연의 맛에 적응하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위원회는 9월부터 ‘로컬푸드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학부모 식생활교육에 나섰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면 먼저 어른들이 변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9월 22일 ‘슬로푸드와 함께하는 김포로컬푸드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첫 번째 로컬푸드 밥상을 차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3개 단체에서 다음 행사를 추진하고 싶다고 알려왔다.

맥도날드가 독일에서 항생제와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식재료로 유기농 햄버거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른들의 노력으로 아이들이 변하고 가정과 지역의 밥상이 건강하게 차려지기를 바란다. 더불어 식량자급률이 향상되고 주변 환경이 친환경적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