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호 PDF 파일 지면 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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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경남대 교수,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장

현대의 먹을거리의 경우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모르는 가운데 먹을거리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자는 자신의 생산물에 책임을 지지 않게 되고, 소비자는 정체불명의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온전한 먹을거리의 생산과 소비를 위해 먹을거리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관계를 맺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농부시장(farmersmarket)입니다. 농부시장은 대개 도시에서 장이 섭니다. 요즈음 서울에서 열리는 늘장(느린농부 장터)도 농부시장의한 형태입니다.

농부는 농부시장에서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만나고, 소비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생산자는 소비자들이 원하거나 바라는 사항을 영농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더 좋은 먹을거리로 보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농부는 자신의 농업생산에 더 책임감을 갖게 되고, 자신의 일에 더 보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농부시장에서 생산자로부터 농업사정과 생산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농부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고, 농부와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농부시장에서 무엇보다도 안전한 먹을거리, 믿을만한 먹을거리를 만날 수 있고, 그것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 농부가 더 나은 생산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농부시장은 이처럼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부시장을 개설하고 발전시키는 데, 농부시장이 크게 활성화 된 미국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농부와 소비자들이 농부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그것의 개설에 관심을 기울였고,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지역상공회의소 등이 농부시장의 개설과 발전을 위해 지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부시장이 발전하려면 우선 농부와 소비자들이 나서야 합니다. 농부들이 농부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그것의 개설을 요구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농부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그것의 개설에 나서야 하고, 백화점이나 대형 슈퍼마켓에 가는 것을 삼가고, 농부시장에 가야합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농부시장의 개설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이는 반드시 재정이 소요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도시 학교의 운동장이나 광장 등에 농부시장을 개설하여 시민들이 농민시장을 찾을 수 있게 하면 됩니다.
 
주차장 관리와 시장질서 유지 등에 신경을 쏟으면 됩니다. 이처럼 도시의 농부시장은 사실 큰 노력 없이도 개설할 수 있고, 농부시장이 활성화되면,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여, 농민의 소득향상과 영농 만족 증대를 가져옴은 물론 도시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을거리 구매, 농업, 영농에 대한 이해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농부시장은 먹을거리 대금이 지역에서 순환되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농부시장이 이처럼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전국 곳곳에 농부시장이 개설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모든 도시에서 농부시장이 개설되고, 활성화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