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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칼럼]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 바램[51호/3면/공공급식/영양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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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3  17: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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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 PDF 파일 지면 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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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육공무직본부 영양사분과 기자단

부산하게 하루 일을 마무리하고 급식실 출입문을 나선다. 손에 들고 있던 전화기가 우우웅 울린다. 무슨 문자가 왔나 궁금하여 열었더니 노조에서 온 카톡이었다. ‘송곳’ 이라는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모 방송에서 한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만화 제목치곤 너무 날카로워 미생에 대한 또 다른 만화이려니 생각하고 퇴근한다.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핸드폰을 켰다. 퇴근 무렵에 온 내용도 궁금하고. 카톡으로 온 주소를 눌렀더니 평소에는 즐기지 않던 웹툰으로 연결된다. 웹툰을 열었다. 충격이었다. 미생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접근해 간 노동자들에 대한 만화 .
 
그것은 마트 비정규직들에 대한 내용을 다룬 만화였다. 마트 비정규직들에 대한 내용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대중들에게 알려졌지만 웹툰으로 된 것은 생소하였다. 한 외국계 마트안에서 펼쳐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내용으로 노조를 중시하는 모기업의 나라에서는 노조도 인정되지만 환경이 다른 한국이라는 나라로 넘어오면 그 외국계 회사의 외국인 사장도 우리나라의 일반 회사 사장이 하는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조를 인정하는 나라에서 왔더라도 노조를 터부시하는 나라에서는 그냥 일반 사장들과 별 다를 바없이 움직인다는 것이 가히 충격이었다. 일반 노동자가 자본을 모아 한기업을 운영하는 자리에 올랐을 때 자신이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은 잊어버리고 똑같이 갑질을 하는 현실이 우리에게도 자주 있지만 외국인들도 그러하리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는데...

앞으로 그 드라마가 사회적으로 어떤 현상과 신드롬을 만들어 나갈지는 알 수 없지만 또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소위 말하는 종편에서 거대자본의 비호아래 태어난 방송국에서 그런 드라마를 만들어서 방영하는 현실이…사람들은 말한다. 노조는 겁난다고 또 과격하다고 그래서 노조는 다 싫다고. 그런데 송곳에서 나오는 내용도 똑같다.

“노조하면 안 짤려?”“아무에게도 내가 노조에 가입했다고 말하면 안 돼.” 어쩌면 우리가 처음 노조에 발을 들여 놓을 때와 똑같은 상황이 여기에서도 펼쳐지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우리도 그 과정을 똑같이 겪었다. 처음 노조가입원서를 작성할 때 학교의 누구도 알면 안 되고 노조 가입한 우리끼리만 알고 조용히 있자고 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해고의 칼날이 우리의 목을 향해 내리꽂힐 때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노조라는 단어도 옮기기 싫어했던 그들이 하나둘 노조에 가입하기 시작하였고 해고에 대항하여 싸웠다.

지금도 십 여전의 그때와 차이가 많이 날 만큼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여전히 해고의 칼날은 시퍼렇게 날이 선 채로 사용자의 손에 쥐어져 있고 이제는 해고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유연한 노동, 혹은 노동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지금보다 더 큰 칼날을 사용자의 손에 들려주려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지금 비정규직인 우리는 괴롭다. 정규직에게조차 쉬운 해고라고 칼날을 들이대는데 하물며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어떤 이름을 붙여 쉽게 해고하려 들 것인지…내가 못 나서 비정규직이 되었다고 치부하기에는 우리가 취업할 자리가 너무 없다.

혼자 벌어서는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에 경력단절여성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30대 중반을 넘어 사회에 나오는 우리뿐만 아니라 청년들 또한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정규직자리보다는 비정규직으로 채용될 확률이 훨씬 많다.

매번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정부입안자들은 어떤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는 최소한 내가 일한 만큼은 대우를 해 주는 그런 자리였으면 좋겠는데…그저 적은 임금으로 더 숙련된 노동자를 찾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학교에서 근무할 인력을 채용할 때도 경력자는 우선으로 채용하지만 그 경력은 단순히 채용 때에만 필요하고 대우에서는 신규와 똑같은 아니 오히려 신규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 현실이다.

언제까지 우리에게 희생과 의무만 강요하고 거기에 부응하는 권리는 안 주려 하는 것인지. 지난 대선공약에도 2015년까지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지금 정규직의 발끝에라도 쫒아가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 당당하게 정규직화가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위치일까?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그저 “밥 굶지 않으니 다행이다”라는 자조 섞인 위로를 뒤로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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