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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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쌀 대책 규탄과 쌀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벼 낱알을 흩뿌리면서 쌀 수입 중단과 정부수매 100만 톤 확대 및 대북 쌀 보내기 실시 등을 촉구했다.

이러한 기사를 접하면서 국민들은 “또 다시 추수철이 도래했구나”하고 생각한다. 매년 이 맘때만 되면 반복해서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국민적 정서는 생존권에 몰려있는 농민들의 절박함을 의례적인 행사 이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러한 정서적 공간을 뚫고 수입먹거리는 어린아이들의 입맛은 물론 조상들의 제사상에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일까. 정부 역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장군멍군식 쌀 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농민들의 기자회견하루 전인 10월 26일 공공 비축미20만 톤을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쌀 값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20만톤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것은 정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공공비축미 36만 톤과 해외공여용 쌀 3만 톤 외에 20만톤을 추가로 매입한다는 뜻이다. 이로서 올해 정부가 매입하는 쌀 규모는 총 59만톤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렇게 하면 올해 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농식품부는 발표말미에 이렇게 하면 올해 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예상되는국산 쌀 재고량은 약 85만톤이라고 한다. 2014년분 54만톤, 2013년분 21만톤, 2012년분 10만톤이 소비되지 않은 묵은 쌀이란다. 이와 관련 정부는 각종 인센티브를 동원해 농협 등이 더 많은 쌀을 매입하도록 하고 각종 가공식품과 복지용 나라미 확대 공급을 통해 쌀 소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 농민들의 손에서 쌀이 사라진다고 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가공용 수입쌀 재고를 할인공급하여 가공용 쌀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러니 정부 계획을 누가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정부에 촉구한다.
 
정부는 더 이상 뜨거운 감자놀이로 국민을 현혹시키지 말고 국민 앞에 솔직해 지기를 촉구한다. 더 이상 식량자급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고백하라. 그래야만 국민들이 식량자급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할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