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농지 매립으로 점점 농지가 줄어 들고 있는 김포평야 한복판의 매립된 농지에 새로운 둥지를 튼 김포도시농부학교가 ‘시농제’를 열고 본격적인 2012년 농사 시작을 선언했다.

지난 7일 토요일, 김포에서 가장 많은 농지 매립률을 자랑(?)하고 있는 사우동 김포도시농부학교 텃밭에서 ‘김포도시농부학교 2012년 안전먹거리 풍년 기원 시농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풍년을 기원하는 고사와 밭갈이 시범, 텃밭 돌 고르기, 감자 종자 고르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사회는 도시농부학교 동문회 이부형 총무(2기)가 맡아 진행했다.

이영환 회장(1기)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시농제는 김포에 생명을 뿌리는 행사”라면서 “도시농업의 축제로 봄에는 시농제를, 여름에는 본 농사를 마치고, 가을에는 추수감사제와 같이 농사를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행사를 기획하고 더 이상 우리들의 밥상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기가 힘든 이러한 때에 김포 도시농부학교가 농촌의 두레 정신을 도시에서 살려내고, 밥상 자급의 길을 찾고자 2012년 김포 도시농부 시농제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농민 출신 의원인 김포시의회 정하영 부의장과 김포시농업기술센터 송용섭 소장이 참여, 김포도시농부학교의 새로운 텃밭 개장을 축하했다.

정하영 부의장은 “시민들과 함께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자리가 됐다”며 반가움을 표했고, 송용섭 소장도 “앞으로 농업이 각광 받는 시대가 올 것인 만큼 농업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를 만들자, 김포를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는 농업도시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여는 행사를 마치고 진행된 도시농부 텃밭 개장 선언식에서 김포시농업기술센터 이 재준 계장과 이 종준 김포경실련 사무국장이 공동으로 “김포의 1, 2기 도시농부와 도시농부가 되고자 하는 제3기 도시농부들이 더불어 공동체로 발전하며 친환경 유기농 농사를 배우고 실천하는 도시농업의 현장, 김포시 도시농부학교 텃밭의 개장을 선언”하자 참가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텃밭 개장 선언에 이어 개별 공동체 농장에 대한 소개가 진행됐다.

‘토종사랑농장’(농장장 이부형)은 김포의 토종벼인 자광미의 보존과 토종종자인 개성배추, 뿔시금치, 곰보배추, 조선오이, 청대호박, 수세미, 참외, 상추 등의 토종 종자를 보존하고 토종을 계승하고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콩 농장’(240평, 농장장 심상용)은 땅의 비옥도와 토양개량 및 안전한 먹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실채소, 봉사농장’(120평, 농장장 김수한)은 과실채소의 공동 재배와 나눔, 결손 가정에 대한 도움 등을 목표로 했다. ‘생태, 환원농장’(농장장 최동용, 장상준)은 자연으로 부터 받은 것을 자연으로 환원 하기위한 자연퇴비와 거름을 만들어 땅에 투입, 친환경 자연농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흙을 일궈야죠”

텃밭 개장식을 마치고 밭갈이 의식이 진행됐다. 밭갈이 시범에 앞서 이영환 회장이 “지금까지 삽질이나 농삿일 한 번도 안 해본 분 있으면 손 들어보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든다.

이에 이 회장은 “여기는 유기물이 부족합니다. 퇴비는 가능한 골고루 뿌리세요. 이제 흙을 일궈야죠.”하면서 자세하게 안내를 한 뒤 “유기농 밭이 되려면 3~4년 걸립니다. 미생물들이 많아집니다. 흙이 만들어지면 삽이 쑥쑥 잘 들어갑니다.”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안전먹거리 풍년들게 하소서”

밭갈이 의식을 마치고 고사의 마지막 의식으로 제문을 낭독했다. 이영환 회장은 두루두루 소원을 담은 제문을 낭독한 뒤 소원이 하늘에 닿도록 촛불에 제문을 태워 날려 보냈다.

“이런건 어떻게 해요?”

모든 의식을 마치고 첫 농사로 감자 종자를 준비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처음 해 보는 작업에 학생들은 신기해 하며 감자를 자른다. 여기저기서 질문들이 쏟아진다. 함께한 농업기술센터 이재준 계장과 박기영 도시농업 담당 직원, 이종준 경실련 사무국장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런건 어떻게 해요?”
“나중에 여기서 눈이 나올거예요. 이렇게 자르면 되죠.”
“눈 안 다치게 살살 하세요. 그래야 땅 속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자른 감자는 그늘에서 3~4일 말린 후 심습니다. 다음 주에 심을겁니다.”
“눈이 많아 순이 많이 나오면 나중에 순지르기 하면 됩니다.”

“사람 손이 참 무섭네요”

감자 종자 고르는 작업을 마친 뒤 이번엔 본 밭 돌 고르기에 나섰다. 수 십명의 학생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돌을 주워낸다. 남자들은 손수레로 큰 돌을 나르고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 아이들도 고사리 손으로 돌을 주워내며 다음 주부터 시작될 농사를 준비했다. 다른 한 편에선 농장별 구획을 나누는 측량작업이 진행중이다.

“건배...모두를 위하여!”

“이제 다 모이세요”
순식간에 돌을 주워내고 드디어 새참시간. 다시 고사를 지낸 곳으로 모여 막걸리 잔을 나누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목요일(12일) 민방의교육장에서 ‘봄작물’ 교육 있습니다.”
“컨테이너 옮기다 지게차가 빠졌습니다. 다음 주까지 잘 앉혀 놓고 화장실도 완비할 겁니다.”
결실련 이종준 국장이 새참시간을 이용, 공지사항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막걸리 잔을 높이 치켜 들며 건배를 했다.
“모두를 위하여”

12시 40분. 도시농부들은 시농제와 다음 주 농사 준비를 마친 뒤 각자 집으로 향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하영 김포시의회 부의장, 송용섭 농업기술센터 소장, 양삼만 농업기술센터 인재개발과장, 최일환 김포시엘리트농업대학 도시농업과 회장, 이종국 도시농부학교 고문, 이재준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계장, 박기영 도시농업계 담당직원, 이종준 경실련 사무국장(도시농부학교 운영)과 1, 2, 3기 김포도시농부학교 학생들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