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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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종 회장

우제웅 감사

이근덕 사무총장

2011년 농가에서 1년 동안 농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고작 875만원에 불과하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2004년 1,200만원에 비하면 3분의 1이나 곤두박질 친 셈이다. 경기권은 이보다도 못한 780만원을 기록했다. 농업을 세계시장에 내주면서 경쟁력이 있는 산업만 키우겠다는 농업개방정책은 현장 농민들을 해마다 벼랑끝으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농업만 버리면 다른 산업은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개방정책이 소규모 기업인과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불어 닥쳤다.
 
부도가 나고 일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그나마 땅값으로 일부 빚이라도 갚을 수 있는 농민들은 땅과 집을 팔고 떠나갔고 거꾸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농업에 희망을 걸고 들어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토박이 농민들과 새롭게 희망을 찾아 들어온 귀농인들은 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송탄, 고덕, 진위, 서탄 지역의 시설채소연합회 작목반 회원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하우스시설에 투자를 하고 오이, 호박 등 과채류 중심의 채소를 재배하면서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돌 아다녔다.

지성이면 감천이던가!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친환경농업을 하면 학교급식 참여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경기학교급식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고 평택농가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해야 했다. 관행농법으로는 안되었다. 친환경농업으로 농법을 바꾸고 인증을 받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을 준비했다. 2011년과 12년의 긴 준비과정을 거쳐 2013년 송탄아침이슬 학교급식출하회를 결성, 경기급식에 참여하게 된다.
 
학교급식이 없었다면 다 포기하고 이 자리에 없을 지도 모른다. 인터뷰는 최석종 출하회장과 이근덕 출하회 사무국장, 우제웅 출하회 감사 등 3인과 함께 지난 25일 평택시 진위면 신리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한기자 기자, 김영찬 기자>

농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최석종: 평택에서 직장생활을 20년정도 했다. IMF가 터져 부도가 났다. 친구 소개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규모는 2천 5백평 시설하우스에 오이, 호박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근덕: 어렸을 적부터 평택에서 살아왔지만 농사지은 지는 7년 됐다. 1500평 시설하우스에 방울토마토를 주로 재배한다. 시설하우스에 투자를 너무 많이 해서 힘들다.
우제웅: 첫 직업이 농사다.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아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피망을 키워봤다. 그럭저럭 괜찮은 거 같아 회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처음부터 친환경 농사였나?
우제웅: 2011년 송탄, 고덕, 진위, 서탄면 4개 지역 250명 회원이 시설채소연합회를 구성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서울도매시장도 내고 그랬는데 농산물 판로가 불안했다. 연합회 회장으로 평택시와 애로사항을 공유하던 중 시가 학교급식 사업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회원들에게 이야기하니 16명이 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농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근덕: 최근 평택시 슈퍼오닝 대학논문 발표회에서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좋게 나왔다. 그 당시 나도 친환경농사로 바꿔야 한다는 것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환경연합회와 송탄아침이슬 학교급식출하회가 어떻게 시작돼서 운영되고 있나?
최석종: 다른 시군처럼 우리는 연합회를 먼저 세우지 않고 없는 상태로 출하회가 바로 시작됐다. 지금 연합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있지만 여력이 없다. 너무 일이 많다. 출하회 회장을 14년 15년 맡고 있는데 회장직도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했으면 한다. 올 12월에 회장을 다시 뽑는 총회가 있다.
우제웅: 11년에서 13년까지 회장을 맡았다. 시에서 학교급식 제안을 받고16명 회원이 모였지만 바로 학교급식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친환경 농사로 바꾸고 준비하는 시간이 2년 정도 걸렸다. 2013년부터 출하가 시작됐다. 송탄농협에 정산을 위탁하고 이근덕 사무국장이 수발주를 관리한다.
이근덕: 정기회의는 월 1회, 1년에 한번 총회를 연다. 임원 임기는 2년이다. 자주점검팀 활동은 회장과 사무국장둘이 한다. 주 품목이 애호박, 오이, 토마토이고 이번에 피망이 시작됐고 가지를 희망하고 있다. 하우스 재배이기때문에 3,4월과 11,12월 출하하는데 그러려면 겨우 내내 모종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학교급식 겨울단가는 좀약하다. 가온생산비를 다시 산출해야 한다.
최석종: 출하회 회원은 16명, 매출은 12억 정도. 총 생산량 중 학교급식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0%. 나머지 물량은 주로 안성농협APC로 나간다. 그러면 용인, 성남, 고양 학교로 들어간다.
 
학교급식출하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최석종: 출하회 초창기부터 같이 해 온 회원이 의무사항도 아닌데 자신있게 토양 잔류검사를 신청에 인증이 취소됐다. 그전 배추 ,호박 농사 때 쓴 약이 친환경한지 4년이 지났는데도 검출된 것이다. 인증업자가 얘기하기를 10년이 지나도 농약검출이 된다고 하더라. 이런 경우는 좀 억울하다.
이근덕: 심경할 때 땅이 뒤집어 지면서 올라온다. 전처리업체는 3번의 기회가 있는데 우리는 원 아웃제이다. 1년후 인증을 다시 받을 수 있다지만 쉽지 않다. 외부유입, 토양유입, 기계유입인지를 조사해서 구제해야 한다고 본다.
최석종: 잔여물량 처리가 문제다. 애호박은 50%, 방울토마토는 학교로 나가는 물량이 20% 밖에 안된다. 색깔과 크기, 당도를 맞추기도 어렵다. 5,6월은 다른 출하회에서도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낮고 물량도 나눠 가져야 된다. 가온시설을 이용해서 시기를 조절했는데 공급물량과 공급시기가 너무 짧아 물량이 많이 남아돈다.
우제웅: 학교 아니고 일반으로 출하하려면 재배할 필요가 없다.
이근덕: 학교비중이 적어도 60%이상은 돼야 한다.
우제웅: 품위도 문제다. 학교가 최상만 고집하는데 품위를 낮춰야 한다. 최상만 쏙 빼 간 나머지 2.3등은 시장가격이 뚝 떨어져 버린다. 친환경농산물품위가 일반농산물과 다르다는 것을 학부모와 아이들, 영양선생님에게 알려야 한다. 식생활 교육과 현장투어가 아주 중요하다. 농민들과 자주 만나게해 달라.
최석종: GAP도 걱정이다. 화학농약치고 화학비료 쓰는 교육을 다시 받으라고 한다. 친환경 5농가가 다시 GAP를 준비하고 있다. GAP가 학교급식에 들어가면 친환경농산물은 제값받기 힘들다.

이근덕: 관외 농산물 정보 등 품목 전환에 따른 교육도 필요하다. 서로 물량 갖고 다투지 않게 지역별로 간담회나 토론회를 통해 조절해 나가야 한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역할 중 자체 급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석종: 생산량을 모두 지역에서 100% 소비할 수 없기 때문에 농가입장에서는 경기도를 통해 타 학교로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우제웅: 지역과 도에 나갈 물건을 이중으로 작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근덕: 시군센터가 자체급식한다면서 자체에서 물량을 확보하면 다른 출하회가 들어갈 밥그릇을 뺏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
최석종: 회원들이 적은 물량 때문에 불신하기도 하는데 집행부를 믿고 따라 달라.
이근덕: 확실한 계약재배로 가야한다. 그래야 농민들이 예측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우제웅: 대우받는 농사꾼이었으면 좋겠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농산물 값은 똑같다. 쌀 한 공기에 130원인데 비싸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나. 정부는 쌀 많이 생산하라며 증산장려 해놓고 판로는 나 몰라라 한다. 방앗간에서도 쌀을 안 받으려고 난리다. 북한에 쌀을 주고 북한에 있는 자원을 교류할 수 있는 길을 텄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