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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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2015년 전주에서는 <전주푸드플랜>이 만들어 지고 있다. 65만 전주시 인구 전체의 먹거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65만 전주시 인구가 소비하는 먹거리는 음료를 포함해서 1조원에 달한다. 외식사업까지 포함하면 3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전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1천억 원이라고 한다. 전주시 인구가 소비하는 먹거리의 10%만 전주시 농민들이 담당한다고 하더라도 전주시의 농산물은 모두 소비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과연 ‘가능 할 것인가’하는 물음에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의 정천섭 센터장은 답한다.
 
지난 10년 전 지역순환농업을 이야기하며 축산퇴비를 논밭에 뿌리는 이야기를 했을 때도 사람들은 웃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지난 2009년 로컬 푸드가 무엇인지 공무원들조차 알지 못하던 시절에 농업기술센터소장은 공무원들에게 ‘로컬 푸드란 무엇인가’라는 쪽지 시험을 본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전국에 로컬 푸드의 바람이 불었다. 전주 푸드 플랜도 가능하다.
 
로컬 푸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벽과 만난다. 1개의 로컬 푸드 매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략200명의 농민이 300개의 품목을 연중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첫째, 다품목 소량생산체계로 생산체계를 전환해야 한다. 현재의 농업은 1개의 품목을 대량생산하는 것에서 여러 품목을 생산하는 체계로 바꿔야 하는데 농가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앞선 완주나 일본의 경험과 실례를 눈으로 직접 본 농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둘째, 친환경 인증체계의 장벽을 지자체의 먹거리 인증체계로 도와주고 있다. 소농들이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밭은 조그만데 인증비만 해도 한해 30만원, 농약잔류검사비 22만원이 들고 영농일지를 써야되는 등 고령소농에게는 높은 장벽으로 되고 있다. 전주는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가 검사를 전담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통해 개별농가의 책임에서 지자체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농가조직화에 기여하고 있다.

셋째,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오히려 쉽다. 로컬 푸드의 바람이 전국으로 불면서 마트의 매장 내에 일부 지역산 먹거리를 놓고 파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로컬 푸드는 지역의 밥상을 지역 농업이 책임진다는 관점에서 출발하고 지역농민과 소비자들의 신뢰관계가 중심인데 그것이 배제되고 일부 상품의 직거래 정도로 이해하는 순간 로컬 푸드는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만 준비된다면 이미 소비자들은 로컬푸드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말한다.

전주시의 ‘65만 명의 먹거리 실험’이 세계화에 침몰하는 우리 농업의 희망의 구명정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식량닷컴도 함께 힘을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