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호 PDF 파일 지면 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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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의 인구는 29만, 농가는 겨우 35가구. 서울에도 있는 농업기술센터가 군포엔 없다. 자체적으로 10여가구가 모여 채소작목반을 만들고 일부가 친환경농업을 시작했다. 친환경농산물은 대부분 농장에서 바로 직판돼 소득은 제법 안정적이다.

안양군포의왕 공동급식지원센터에서 정보를 얻으면서 군포출하회를 만들었다. 아직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조직은 없다. 품목은 5개, 회원은 7명인 작은 조직이다. 그러나 조만간 2세가 2명이나 합류 예정이다. 회원들은 친환경농업이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인터뷰는 지난 1월 27일 출하회 신미란 총무 농장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출하회 유정현(32세)회장, 신미란(54세) 총무, 유지섭(65세) 회원, 이석만(51세)회원 등 4명이 참석했다. < 한 기 자 기자, 김영찬 기자>

어떻게 농사와 연을 맺게 됐나?
이석만: 고향이 광명이다. 25살 때부터 농사를 지었다. 26년째다. 결혼을 일찍 했는데 아버님도 농사를 지었고 처갓집도 농사를 짓고 있었다. 돈을 번다는 개념은 없었다. 그냥 먹고 살기 위해 농사를 시작했다. 자경지역의 토마토는 가락동에서도 알아줬었다.
 
그래서 처음 작물은 토마토다. 그런데 그때 당시 양을 많이 나오게 해야 되는게 열풍이었다. 소비자는 물건이 깨끗해야 인정해 줬다. “먹거리를 눈으로 먹는 세상” 이런 인식이 강했다. 그 위주로 하다보니 비료도 엄청 쓰고 농약도 굉장히 많이 썼다. 농약을 3일에 한번 주기적으로 쳤다. 인근농가에서는 고시되지 않은 화학약품을 치기도 하고 심지어는 청산가리를 토양에 뿌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면 진짜 벌레가 하나도 없이 작물은 아주 깨끗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휘청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더니 하우스에서 주저앉는 일이 발생했다. 겨우 하우스를 기어 나온 이후로 농약냄새를 못 맡겠더라. 몸 자체에서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때부터 농약을 안했는데 동네사람들은 거미줄 치는 하우스를 보고 욕을 해댔다. 열무를 심으면 벌레가 다 갉아먹어 뼈다구만 남았다. 농약을 치던 밭에서 농약을 안치면 벌레가 엄청 생긴다. 그걸 3~4년 했다. 벌레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거미줄 같은 것도 많이 생기고 천적관계가 생겨 났는지 농약없이도 농사가 되기 시작했다. “죽을 나무는 죽는 거다.”란 생각으로 농약을 안쳤다.

화학비료도 주지 않고 퇴비만 줬다. 당시 기관에 토양검사를 의뢰한 적이 있었는데 땅이 척박하다면서 비료 시비량을 더 늘려야 농사가 된다고 조언하더라. 크기는 작아도 토마토는 아주 잘 열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광명이 신도시개발로 수용돼서 군포로 왔다. 땅은 임대다. 지금도 토마토가 주력이다.90%가 농장 현장판매 한다. 학교급식으로는 지난해에 오이가 나갔다.

신미란: 안양에서 전문직을 갖고 있으면서 주말농장을 했었다. 군포에서 산지는 16년 됐다. 10년 전에 농지를 구매하면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게 됐다. 남편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혼자 전업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지는 6년쯤 됐다.
 
그때 기왕이면 혼자 하는 것 보다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게 좋으니까 인근에서 하우스재배를 하고 있는 분들을 다 만났다. 10명정도 모여 채소작목반을 꾸렸다. 정기적으로 모임도 가졌다. 친목도 하고 박스지원사업도 받고... 2~3년 지나면서 친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중 일부 회원들이 같이 응해서 시 지원을 받아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인증을 받으려고한 것은 학교급식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고 환경보전 등 농업을 바꿔야 된다는 생각이었다. 5명이 응해서 인증을 땄다. 쌈채가 주 작목이다. 거의 현장에서 판매한다. 학교급식에 쌈채는 못나가고 오이와 근대가 조금 나간다.

유지섭: 군포가 고향이다. 건설쪽에서 일을 했었다. 건설사업은 수금이 상당히 힘들다. 그런데 농사는 수금문제를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농사를 짓게 됐다. 옛날에 군포가 농촌이었으니 잠재의식속에 할 일 없으면 농사를 지으러 간다고, 그때는 쉽게 생각해서 시작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농사는 과학이구나”란 생각이 많이 든다.

올해 10년째다. 농지는 다 임대다. 처음 4~5백평에서 토마토, 오이를 시작했다. 군포에는 작목반도 없고 농사를 배울곳이 없어 인근 다른 작목반에 들어갔다. 그런데 한포 넣어야 되는 땅에 3~4포씩 비료를 터무니 없이 넣으라고 알려줘서 그대로 했는데 망했다.
 
그래서 제대로 배워야겠다 생각해서 마이스터학교에 들어갔다. 지금은 1500평 정도에 노지도 하고 하우스도 한다. 노지에는 양파, 배추심는다. 배추는 로컬푸드절임배추로 나가고 있고 양파는 학교급식으로 나갈 예정이다. 2014년에도 양파를 배정받았지만 가물어 양파생산이 되지 않아 급식으로 내지 못했다. 작년에는 오이랑 완숙토마토가 거의 학교급식으로 나갔다.
 
유정현: 유지섭님이 아버님이시다.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1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부모님이 농사짓기 시작
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집이 어려웠다. 직장을 그만 두고 부모님을 도왔다. 하다 보니 돈을 많이 벌진 않았어도 “잘하면 되겠구나.”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후계농을 신청하려고 알아보다 한농대를 알았고 이왕이면 배우고 해야겠다고 해서 한농대를 다녔다. 3학년때 부모님 농사와 분리해서 하우스 한동을 짓고 친환경인증을 받아 방울토마토를 급식에 출하하기 시작했다. 첫해에는 방울토마토를 심어놓고 전량 못내보냈다. 과 기준을 모르고 하다보니 과를 다 크게 키워 결국 소매로 내보냈다. 농장앞이 반월천 유원지라 잇점이 크다. 그래도 많이 나올때는 도매로도 나갔는데 헐값에 팔렸다.

작년에는 학교에 나가긴 했는데 출하기준이 쉽지 않다. 학교는 중간 사이즈만 가져간다. 큰거와 작은 거는 잉여로 남는다. 완숙토마토는 썰어서 주니까 과 크기를 안 보는데 방울토마토는 제한적으로 나간다.
 
이미 친환경 현장판매로 가격도 보장되는데 왜 학교급식출하회를 만들었나?
이석만: 현장에서 90%나 팔게 되기 까지는 고생을 많이 했다. 처음엔 주말농장을 돌아다니며 토마토 모종을
분양하고 키워주었다. 생산한 토마토는 부녀회를 직접 찾아가 팔기도 했다. 판로가 안정돼 있는 편이라서 가격을 고정시켰다. 1kg에 1만 5천원.신미란 총무님이 작목반을 만든다고 같이 하자고 해서 들어왔다. 혼자만 잘하면 되는게 농사가 아니다. 주위사람들도 잘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같이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지섭: 얼굴보고 파는 직거래가 많다 보니 농약치고 비료 많이 주는 그런거는 안된다는 마음에서 친환경을 인증받게 됐다. 그런 중에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미란: 5년전에 10명정도를 모아 작목반을 꾸리고 친목도 하고 정보도 교환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 일부가 친환경인증을 받았는데 활용을 더 잘해보자라고 해서 출하
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출하회만 구성되어 있고 친환경농업인 연합회는 아직 없는데?
신미란: 안양군포의왕급식지원센터에서 작목반을 찾아오면서 인연이 됐다. 그래서 경기친농연하고 연결이 돼 출하회를 만들게 됐다. 그런데 안군의 센터와는 그 이후론 교류가 없어 아쉽다.

이석만: 군포에서 채소작목반은 리가 전부다. 농가가 몇 안된다. 7명이 출하회 회원이다.
유정현: 도 물량배정회의에서 주력 품목으로 7개를 신청할 수 있는데 우리는 5개 품목밖에 안된다. 관행농과
친환경을 같이 묶어 작목반으로 활동하다가 친환경하는 회원이 학교급식에 참여하기 위해 2014년 출하회를 결성했다.
 
회원이 중복되는 거 같아 내실있게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친농연 조직을 먼저 결성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
금은 친농연 조직이 없다보니 도 친농연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 한석우 처장이 메일로 결과를 보내주지만 참석하는 거랑은 차이가 많이 크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정책사업을 추가적으로 만들 때는 친농연이 필요하다.

회원이 적었어도 친농연을 먼저 결성하고 회원가입한 후 출하자격을 줬어야 했던 거 같다. 출하회로는 회의 참여가 제한적이다. 순수조직인 친농연이 필요하다. 그래서 빠른 시간내에 준비위원회를 꾸려 공식화 시킬 계획이다. 안양, 군포, 의왕 3지역을 묶어 공동급식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니 생산쪽도 맞출려고 한다. 3지역 다 합쳐도 농업인이 많지 않아서 분과를 나눠서 하기보다는 일단 뭉쳐서 하려고 한다.
 
타 농민단체나 시민단체와의 연대사업이나 지자체와 소통은?
신미란: 시에서 주관한 이벤트성 행사에는 참여한 적이 있지만 거의 연대가 없다. 그래서 안군의 센터에 아쉬운 점이 많다. 학교급식에 참여하는 생산자들이 있는데 왜 초대를 안하는지 이상하다.
이석만: 후계자도 군포는 몇 년째 할당 자체가 없더니 작년에 안양, 군포 영농후계자 조직이 해체 됐다. 농민단체가 없어진 것이다.
유정현: 우리는 신생이라 인식이 부족할 수 있다. 소득을 발전시키는 것만 발전이 아니라 농업의 발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군포출하회의 장점?
신미란: 신규로 준비하는 두명이 모두 회원 자녀들이다. 2세를 농사로 끌어들인다는 것처럼 큰 희망적인 것은 없다고 본다. 작지만 발전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이석만: 작지만 빠르다. 정보공유도 많이 하고 서로를 믿는 신뢰가 강하다. 그러다보니 실험적인 것을 쉽게 하게 된다.

2016년 중점사업?
유정현: 친농연 준비위를 결성하는 것과 인적개발을 중요한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