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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성북지부, 먹거리 공동체 복원의 구심점 되길”전통시장을 거점으로 출범한 슬로푸드 성북지부
[61호/4면/슬로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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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18  12: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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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정릉시장에서 슬로푸드 성북지부 출범식이 열렸다. 20여 명의 내빈과 참석자로 성황을 이룬 이날 출범식에는 슬로푸드 한국협회 김종덕 회장과 고재섭 상임이사, 백재선 정릉시장 상인회장, 이빈파 성북구 친환경급식센터장을 비롯해 성북구청 일자리경제과와 마을사회적경제과 등 성북구청 공무원도 참석해 지부 출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가 열린 곳은 정릉시장 내 모임 공간인 ‘맹모의 부엌 마음먹기’. 서울시의 지원을 받은 ‘정릉신시장사업단’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정릉시장 활성화와 지역 네트워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는 곳이다. 2014년 8월에 출범한 정릉신시장사업단은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창업을 연계해 지역 네트워크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슬로푸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슬로푸드 성북지부는 앞으로 ‘슬로카페 달팽이’와 정릉신시장사업단이 위치한 이곳 정릉시장을 기점으로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부장은 김영현 정릉신시장사업단장이 맡기로 했다. 고경남 성북지부 사무국장의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범식은 각계 내빈의 축사와 슬로카페 달팽이에서 정성껏 준비한 유기농 저녁식사로 꾸며졌다.

김종덕 슬로푸드 한국협회회장은 “슬로푸드 운동은 ‘농업 없이 먹을거리 없다’는 인식하에 농업의 근간이 되는 땅과 종자, 농부를 지키고 농업과 축산⋅수산업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며 “사라져가는 전통 음식을 발굴해 지금까지 62종을 ‘맛의 방주’에 등재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슬로푸드 운동은 먹을거리 공동체를 복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공동체 복원은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슬로푸드 성북이 그런 역할을 하는 구심점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강북 지역의 슬로푸드 운동이 활성화되어서 강남까지 부는 바람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협회 차원에서도 성북지부가 잘 커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백재선 정릉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먹을거리 운동을 하니까 참 좋다”며 “오늘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많이 모이신 걸 보니 앞으로 슬로푸드 운동이 잘 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국협회, 시장상인회, 성북구청 등 참석
이빈파 성북구 친환경급식지원센터장은 “아이들이 먹는 것만큼은 안전해야 하고 자본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순진한 생각하나로 성북구에 와서 친환경무상급식 운동을 하고 있다”며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바람의 시작을 성북에서 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슬로푸드 성북지부 출범이 여기에 한 획을 긋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2010년 서울시 자치단체 중 최초로 친환경무상급식을 시작했으며, 2011년에는 전국 최초로 친환경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먹을거리 운동의 모범 사례로 우뚝서왔다.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의 친환경무상학교급식도 사실상 성북구의 사례에 탄력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성북구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3년 많은 어려움과 비판을 이겨내고 ‘Non-GMO 성북’을 선포했다. 이러한 배경을 갖고 있는 성북구에서 이번에 슬로푸드 지부가 출범한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김영현 성북지부장은 “슬로푸드의 가치는 참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먹을거리를 통해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며 “지부 출범을 계기로 시장 내에서 더욱 활발한 먹을거리 이야기를 나누고 청년지원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이곳에서 정릉신시장사업단을 운영해온 그는 이 지역이 혼자 사는 젊은 청년 인구가 많은 곳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시장 인근인 정릉3동은 전체 가구의 46%가 1인 가구일 정도다. 하지만 주변에 먹고 즐길 곳이 부족한 청년들은 대부분 대학로로 나간다.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데 이번 슬로푸드 성북지부 출범이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시장사업단 측은 기대하고 있다.

행사가 끝나고 슬로카페 달팽이 최영미 대표가 유기농 슬로푸드로 손수 준비한 저녁식사가 이어졌다. 직접 기른 황매실로 청을 만들어 요리에 활용한 토마토황매실청샐러드, 장흥 한창본 농부가 키운 머위가 들어간 유기농머위상추겉절이, 맛의 방주 이천 게걸무와 직접 기른 유정란, 시금치, 당근 등으로 만든 이천게걸무유정란김밥, 직접 기르고 만든 고구마 전분으로 쑨 고구마묵 무침, 아침에 뽑아온 달큰한 노지 시금치로 만든 시금치나물, 진주 앉은뱅이밀 도우에 수제 토마토소스와 노지 시금치를 얹은 토마토시금치화덕피자, 직접 기른 고추를 집간장으로 담근 고추장아찌, 젓갈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직접 재배해 담근 경기도 스타일 김장김치, 장흥 한창본 농부의 유기농 고대미를 넣은 고대미 밥 등이 식탁에 올랐다.

맛의 방주에 오른 제주 토종 뎅유자로 만든 아이스 뎅유자차와 유기농 생강과 계피가 들어간 아이스 전주모주 등 달콤한 음료가 맛의 즐거움을 더했다.

“차 모임, 밥상 모임 통해 회원 확대 힘쓸 것”
이날 뷔페 형식으로 차려진 식탁 한쪽에 놓인 도마가 눈길을 끌었다. 서양에서 최고급 도마 재료로 꼽는 독일산 캄포 나무로 만든 도마에 정릉신시장사업단의 청년활동가가 직접 조각한 달팽이 문양과 그 아래 ‘SlowFood Seongbuk'이라는 글씨가 예쁘게 어울린작품이었다. 맞은편 벽에는 프린트가 아니라 역시 활동가가 직접 그린 달팽이 문양이 들어간 현수막이 걸려 조화를 이루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손님들에게는 바로 전날 김포의 농장에서 가져온 신선한 유정란이 선물로 주어졌다. 계란 위에도 어김없이 도장으로 찍은 앙증맞은 달팽이 무늬가 그려져 있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성북지부는 지자체의 탄탄한 지원을 받아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정릉시장이라는 훌륭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시장 내에 위치한 ‘슬로카페 달팽이’와 시장사업단, 맹모의부엌마음먹기 등을 교육 및 모임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경남 사무국장은 “함께 차를 마시며 친목을 다지고 슬로푸드를 배우는 ‘슬로차데이 회원의 날’과 슬로푸드 농가의 식재료를 써서 슬로푸드 철학으로 요리한 ‘슬로푸드 담은 밥상’ 모임 행사를 각각 월 1회씩 개최해 회원 확산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릉시장을 따라 흐르는 정릉천에서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개울장’에 ‘슬로푸드 존’을 별도로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슬로푸드를 알리고 홍보하는 일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지부 회원들과 함께 전국의 슬로푸드 농가를 방문하는 여행인 ‘슬로푸드 투어’도 계획되어 있다. 올해 방문 예정지는 전라남도 장흥, 제주도, 울릉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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