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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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대 국회가 개원했다. 새로운 국회 개원과 함께 지난 2012년 11월 14일 19대 국회의원 55명 명의로 제출된 ‘학교급식법 전부 개정안’은 폐기됐다. 헌법 51조에 따르면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은 국회의원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된다.
 
입법기간을 국회의원 임기 4년과 일치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실과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당시 상임대표 배옥병)가 공청회(2012.9.19.)와 기자회견(2012.11.14.) 등의 절차와 55명의 국회의원 서명을 받아 우원식 의원명의로 대표 발의한 법안이었다.

물론 필요한 절차와 형식적 요건을 모두 갖춘 법안이었다. 내용도 지금까지 학교급식운동 진영에서 논의된 것들을 대부분 담아냈다. 법안 발의 후 여러번에 걸쳐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이에 여야 협의대상에 오른적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법안 폐기였다. 19대 국회에서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원인은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두번째 원인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조차 학교급식법 통과에 대해 그다지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반대하는 법안이 모두 통과되지 못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즉,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 원인으로는 이해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요구 또한 그다지 절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이 자신의 내부에 있을 때에만 개선이 가능하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이 당연한 결과라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해 당사자인 학부모들조차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발의된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학교급식법 개정의 주체는 학부모가 아닌 야당 국회의원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정치적 계산 과정에서 누락된 것을 어찌할 것인가.

그렇다고 국회의원들의 행위가 옳았다는 건 아니다. 모든 사안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회 개원과 함께 시작부터 또 다시 학교급식법 개정 요구가 일고 있다. 이번엔 국회의원들도 변명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GMO 식품을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GMO 표기법’을 입법예고 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다고 모두 개선되는 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그랬고, 박근혜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반대를 외치던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200여일째 병상에 누워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다.

이와 관련 청문회를 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그런 대통령을 두둔하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이번 20대국회에서도 학교급식법 개정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관건은 이해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생각이다. 학부모들의 생각이 얼마만큼 절실한가가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학부모들이 학교급식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제2의 오세훈, 홍준표 사태를 원하지 않는다면, 먼저 식약처에서 준비중인 GMO 표기법부터 바로잡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 예산을 들여 아이들에게GMO 식품을 먹일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