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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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1일 식약처는 GMO(유전자 조작 생물체)의 표시를 축소하는 고시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 내용의 핵심은 GMO로 농사를 지었더라도 나중에 가공을 통해서 원래의 단백질이 변성되면 GMO 표시를 안 해도 되도록 했다.

식약처의 GMO표시 기준으로 하면 우리가 많이 소비하는 수입산콩기름 식용유, 옥수수 식용유, 카놀라유, 물엿, 간장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다.

단백질이 열에 약한 것은 중학생도 안다. 단백질이 변했거나 걸러냈다고 해서 GMO 농산물의 처음가진 성질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재배방법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GMO 전용 제초제의 함유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식약처는 한 걸음 더 나가서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국내산 농산물의 NON-GMO표시도 못하도록 했다. 이 고시가 통과된 후 국내산 딸기에 오이에 가지에 NON-GMO표시를 해서 팔면 표시위반으로 과태료를 물게 된다.

식약처의 GMO 표시를 축소하는 고시개정안이 발표된 이후 농민단체와 생협과 노동조합들이 반대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식약처는 지난 20일까지 26개 단체와 500명이 반대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보고했다. 민주노총도 단위노조에서 반대의견서를 냈다. 가톨릭농민회도 전국 지부가 동참하였고, 수많은 생협들이 동참하였다.

아이쿱은 7000명의 반대의견을 모아서 몇 개의 박스로 모아 제출했으나 1건으로 처리됐다. 식약처는 상급 조직이 있는 곳은 모두 하나의 단체로 표시하는 꼼수를 보여줬다.

김현권 의원은 36명의 의원을 대표하여 식약처 고시철회와 이 고시의 원흉인 식품위생법 12조(GMO표시에 관한 조항을 완전표시제로 하는) 개정 발의 안을 제출했다. 식약처는 들불처럼 일어나는 GMO표시축소의 고시철회 요구에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국민의견수렴이 부족하니 한 달 간 더 연장해서 7월 20일까지 의견수렴을 한다고 한다. 안전하다면서 왜 표시조차 못하게 하는가? GMO수입 1위인 나라에 살면서 국민들은 알고라도 먹자는 최소한의 알권리조차 가질 수 없는가? 식약처의 전신인 식약청의 영문이름이 KFDA였다. 미국 FDA의 한국 지부이름
같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작은 나라에서 미국 GMO 농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해주는 충성스러운 먹거리 식민지라는 생각에 비애를 느낀다. 수많은 민주노총의 노조들이 참여한 반대의견서를 민주노총 한 건으로 처리하는 식약처의 재치가 놀랍다.

식약처의 GMO 표시를 축소하는 고시개정안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그리고 식품위생법을 개정하여 GMO완전표시제를 이루어야 한다. 알고 먹을 권리! 내 의지대로 선택할 권리를 달라! 식약처가 국민의 식량주권, 먹거리 기본권을 침해하게 둬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