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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소유하지 않은 농부, 김혜란[67호/농부의 친구들③]
김원일 (논설위원장,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사무총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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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19  13: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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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PDF 파일 지면 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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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이 우프코리아 상임이사 김혜란씨
청년은 늘 뜨겁다. 새로운 것에 민감하며 갈망한다. 1870년대 러시아에서 "민중속으로"(В Народ브나로드)라는 구호를 외치며 농촌으로 들어가 계몽운동을 전개한 것은 청년이었다. 1920년대 조선에서 야학을 하고 농촌계몽운동을 한 것도 청년이었다. 1930년대에 이르러 상록수운동(常綠樹運動)이라 불리는 농촌계몽운동은 청년학생 일반의 보편적 지향이었다.

1980년대 대한민국에서 농촌으로 들어가 농사일을 하며 농민운동에 투신했던 것도 청년이었다. 브나로드, 상록수운동, 농민운동, 단어가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지만 같은 점이 있다. 새 사회를 향한 청년의 뜨거운 갈망. 그렇다면 오늘날 청년은 어떠한가?

김혜란 씨는 우프 코리아(WWOOF KOREA, http://wwoofkorea.org/)의 상임이사다. 1999년부터 한국 우프의 살림을 꾸려왔다. 김혜란 씨가 우프를 만난 것은 1998년. 1년간 어학연수를 하러 호주에 갔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우프를 만났다. 다른 나라에서 온 청년들과 함께 농사일을 도우면서 자기 내면을 채우는 뿌듯함과 일체감을 느꼈고 지구별 공동체에 내가 속해 있고 할 역할이 있다는 점을 알았다.
 
3개월의 우프 기억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건축 전공을 살려서 건축사 사무실에 취직했다가 우프가 그리워 직장을 그만 두고 평생 우퍼가 되는 길을 선택하였다. 영어를 배우러 호주로 간 아가씨는 한국에 돌아와 “땅을 소유하지 않은 농부, 세계를 가꾸는 여행”길에 나선 것이다.

우프(WWOOF)는 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의 약자로서 1971년 영국인 여성농민이 시작해서 지금은 102개 나라에서 전개되고 있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이다. 고된 유기농 농사일을 덜어보고자 주말에 청년봉사일손을 받은 것이 국제적인 활동으로 커졌다.
 
일종의 팜스테이 활동으로서 우퍼로 불리는 여행객들이 유기농 농가에 가서 하루 평균 4~6시간 일을 도와주는 대가로 농장주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으며 함께 생활한다. 오전에는 농사일하고 오후에는 산책, 독서, 마을모임이나 파티 등의 문화생활을 농장 가족과 함께 함으로써 현지 문화를 직접 겪게 되며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씩 농장에 머물며 여행을 한다.
 
외국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농장으로 여행 오고 한국의 젊은이들은 외국 농장으로 여행 간다. 우프는 지난 45년간 전세계 많은 젊은이들에게 땅과 농사를 알려주었고 농부의 삶과 식탁의 소중함을 체험하게 만들었다. 김혜란 씨는 지난 17년간 자신의 노력과 사비를 들여가며 한국 우프를 세우고 농가를 알려왔다. 나는 여지껏 김혜란만큼 청년과 땅을 연결하고 청년이 농부를 사랑하게 만든 이를 본 적이 없다.

한국 우프에는 커다란 과제가 있다. 지난 한해 우퍼로 한국 농가에서 일손을 도운 사람이 약 550여명인데 그중에 한국인은 17% 수준이었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내국인이 전체 우퍼의 70~80% 이상인데 반해 한국은 그 반대다. 다른 말로 한국 농장에 일손 도우러 가는 청년 가운데 한국인이 50% 이상 되었을 때 비로서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대학교 2학년 때 농활 가서 농촌과 농민의 삶을 알았다. 김혜란 씨는 26세 때 호주에서 농촌과 농민의 삶을 알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젊은이들은 세계를 여행하며 우프를 통해 농촌과 농민의 삶을 배우고 있다.

브나로드 시대에는 낭만과 계몽이, 농민운동시대에는 분노와 혁명이, 오늘날에는 즐거움과 교환이 강조될 뿐 청년이 땅과 농부를 만나고 사랑하는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있어 왔다.

만나서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갈망이 생기고 운동이 생긴다. 우리의 청년들이, 우리의 아들 딸들이 땅을 만나고 농부를 만나야 하는 이유다.

올해 김혜란 씨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우리 차와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한옥복합공간을 만든 것이다.

“곳”이라는 이름의 카페이다. 언제고 북촌에 가실 일이 있으면 들러서 우프 활동에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서울시 종로구 계동길52-11, 070-8288-1289, www.theplace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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