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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갈등과 상생푸른경기21실천협의회 등‘삶이 있는 도시만들기’세미나 개최
[지면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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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19  21: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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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PDF 파일 지면 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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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도시형 마을만들기의 선구적 모델로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과 마을활동가, 전문가들이 자주 벤치마킹을 하러 가는 도쿄시 세타가야구의 활동가 우메즈 마사노스케(梅津政之輔) 씨와 우메즈 미치코(梅津迪子) 씨 초청 ‘삶이 있는 도시 만들기’ 세미나가 경기도 인재개발원 본관 413호 세미나실에서 지난 7월 7일 경기연구원, 푸른경기21실천협의회,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공동주최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푸른경기21실천협의회 마을의제위원회 김용국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 사태는 우리나라에서 행정파트와 지역활동가들 모두에게 마을만들기가 철학으로 정착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세미나는 오늘날 한국 마을만들기의 현주소를 점검해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며, 또한 후손들에게 물려줄 우리의 마을이 보다 의미 있는 목표를 향하여 가기 위해서는 열 번 찍어 넘어가는 나무를 목표를 삼지 말고 백번을 찍어야 넘어갈 그런 목표가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미나의 발제는 세타가야구 타이시도에서 마을만들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는 우메즈 마사노스케씨 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부인인 우메즈 미치코씨 발표에 이어, 패널들의 지정토론으로 진행됐다. 발제 내용을 소개한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1982년 만든 마을만들기 4가지 원칙
세타가야구는 도쿄시 23개 구 중 하나로 면적이 두 번째로 넓고 인구는 가장 많은 구로 현재 90여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역 내에는 고급 빌라지역도 있으나 이날 소개 된 타이시도는 서민 밀집 거주지역이다. 1923년 대지진 당시 많은 사람들이 농경지였던 타이시도로 이주하면서 지금과 같은 도시구조의 원형이 만들어졌다. 1945년 미국의 공습 때 타이시도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이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1980년 시작된 마을만들기는 방제(防除)형 마을만들기로 시작됐다. 즉 목조로 된 대부분의 주택을 불연화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대체하고 대피로 확보를 위해 좁은 도로를 6m로 확장하며 공원을 조성해 대피처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마을은 우리가 만들자”라는 생각이 퍼져나갔고 5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6개월여의 논의 끝에 1982년 마을만들기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었다. 당시 협의회가 마을만들기의 4가지 원칙을 세웠다.

4가지 원칙은 ▲주민이 주체가 되는 마을만들기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마을만들기 ▲협의를 통해 의견이 일치할 때까지 합의하는 마을만들기 ▲하드웨어가 아닌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는 마을만들기이다. 이 원칙은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타이시도의 마을만들기 기본 원칙으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 마을만들기는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시작
처음 마을만들기는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마을을 스스로 알아가는 오리엔티어링 방식을 도입했고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지역을 알고 주민들도 아이들과의 대화(질문과 대답) 속에서 마을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이 동네를 다니면 어머니들도 함께 다녀 관심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해냈다.

2009년 주민들은 구청과 타이시도의 재건축을 위한 집을 짓는 방식을 논의해 상업지구에는 25m, 주택지역에는 15m라는 고도제한을 만들었다. 이같은 룰을 만들면서 깨달은 점은 타이시도에는 목조 아파트(우리나라의 연립 또는 빌라 같은 구조의 건축물)가 많다는 것과 불연화를 위해 목조아파트를 콘크리트로 대체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콘크리트는 방제를 위해 예산상으로 적정한 좋은 수단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목조 아파트에 많이 거주하던 독거노인들을 쫓아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방제만 목적으로 하는 마을만들기는 오히려 주민을 마을에서 추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협의회는 마을만들기의 방향성을 복지, 건강, 행복 등 주민들의 ‘삶’이 중요한 이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세타가야구 지원으로 ‘노인도 살 수있는 마을 워크숍’을 개최하게 되었다.

주민 삶을 이슈로 한 노인도 살 수 있는 마을 워크숍 개최
워크숍은 세타가야구 마을만들기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방법이다. 지난 30여년간 진행되어 온 대부분의 마을사업들이 아니 진행된 것보다 몇십 배나 많은 폐기된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현장에 까지 워크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창출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이시도를 남북으로 가르고 있는 기타자와 강의복원 문제였다. 타이시도가 밀집화되면서 수질이 악화되고 장마나 태풍 등 큰 비가 내리면 도로까지 침수되는 상황에 이르자 도쿄는 강의 관리를 위해 복개를 한 곳이다. 협의회는 오랜 기간 동안 복개천 상부 구간에 방치된 쓰레기를 치우는 등 활동을 해왔으나 그 보디는 오랜 기간 지역에 거주한 주민들의 어린 시절 천변에서 놀던 일들을 기억하고 이같은 경험이 없는 새로운 주민들과 지역의 기억공유를 위해 작은 시내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세타가야구도 받아들여 관련예산을 책정했다.
 
이같은 사업은 ‘강 위에 강을 만든다’는 화제성 있는 이슈가 되어 각종 언론에도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민들 모두가 찬성할 줄 알았던 이 사업에 강변 주변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400여 명이 세금을 함부로 쓸 우려가 있다는 서명을 제출했다. 이렇게 되자 협의회가 소통을 시작했는데 반대주민들로부터 “다시 집 주변에서 물을 보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들은 홍수 피해를 겪어보지 않아서 모른다. 시냇물 주위로 아이들이 모여 시끄러울 것이다.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다.”와 같은 이유를 들었다.

협의회는 반대자가 많으니 사업은 철수하겠지만 과연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를 두고 양쪽 주민들은 지금 상태로는 안 되니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함께 녹도를 걸으며 지도 위에 문제점들을 표시해나갔다. 이같은 현장 워크숍은 1년 반 후 시냇가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것으로 모두의 생각을 바꾸게 되었고 주민들의 참여로 현재의 녹도를 완성시켰다.

이밖에 우메즈씨는 재개발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가 너무 오래 걸린다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마을만들기형 재개발이 35년 동안 35.5ha에서 150억엔의 예산을 들인 반면 행정이 추진한 타이시도 지역과 가까운 산넨자야 역 인근의 재개발의 경우 1.5ha의 면적에 500억 엔의 예산, 그리고 17년이라는 기간과 비교해 보면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가 나쁘지 않다며 재개발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고 강변했다. 즉 ‘삶이 있는 도시만들기’가 타이시도의 마을만들기라는 것이다.

마을도 변하고 주민의 의식도 가치관도 변한다
한편 30여 년을 지탱해온 세타가야 마을만들기는 현재 ‘사람·마을·자연이 공생하는 세타가야 생활’을 목표로 ‘발견, 중개, 활기, 공생, 기부’의 5단계 운동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발견’은 마을의 자랑거리를 역사, 자연 등에서 찾아내 알리자는 취지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각종 관찰 모임이나 투어, 워크숍으로 진행된다. ‘중개’ 단계에서는 환경보전이나 마을만들기 등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지식이나 기술을 전수한다.

‘활기’ 단계는 마을을 활기차게 만들기 위한 주민 주체 및 참여형 마을만들기 사업을 공익신탁 형식으로 지원한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의 1사1촌과 같은 기업 봉사활동이나, 대학생 인턴십, 그리고 마을만들기 펀드가 제공된다. ‘공생’은 땅이나 집을 가진 사람들의 협력을 통해 ‘동네 숲’ ‘시민녹지공원’ 등을 조성하거나 빈집을 지역 사회의 공공재로 이용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기부’는 이같은 환경보전이나 마을만들기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재)트러스트 마치즈쿠리의 경우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마을만들기 현장활동가, 중간지원조직의 관계자, 푸른경기21 마을의제위원회, 마을만들기 경기도 네트워크 회원들이 함께 참여해 한국과 일본의 마을만들기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하여 우메즈 씨는 “마을은 변화한다. 주민의 의식도 가치관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좋은 방법이었지만 오늘도 좋은 방법일 수는 없다. 주민은 마을만들기를 단기적 성과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행정도 성과만을 위해서 일하면 안 된다. 주민의 공감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주민과 행정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행정에 맞춰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고 한국의 활동가들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남겼다.
<강재석 김포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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