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급식사고가 보도되고 있다. 유난히 더운 날씨 탓도 있지만, 그동안 정부와 도교육청이 방치해 온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즉, 터질게 터지는 자업자득, 사필귀정인 것이다.

지난 8월 23일 정부는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회 법질서·안전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 및 개선방안」과 「지반침하 예방을 위한 지하안전관리 강화대책」을 논의·확정했다.
 
이날 정부의 합동 발표에는 교육부·행자부·환경부·국토부·해수부 장관, 공정위 위원장, 농식품부 차관, 안전처 차관, 식약처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올 4월부터 7월까지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대해 처음으로 종합적, 입체적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식재료 위생관리 분야 68건, 식재료 품질관리 분야 118건, 식재료 유통질서 문란 16건, 학교 회계질서 문란 및 급식관리 부실 471건, 학교·업체 간유착 비리 4건 등 총 677건을 적발, 입찰담합 등 45건은 수사를 의뢰하고 157건은 행정처분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정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늦었지만 처음으로 학교급식에 대한 종합점검을 실시한 것도 격려할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표피적 원인 파악과 이후 대책이다. 정부는 이번 학교급식 사고의 개선방안으로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 개설 △입찰비리 관제시스템 구축 △식재료 검수앱 개발 보급 △학교급식 내부 관리감독 기능 강화 △전국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 구성 운영 등을 통해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급식사고 예방대책은 한 마디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급식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지난 8월 30일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경기지역 영양교사회와 영양사회가 공동으로 학교급식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는 2,3식 학교급식에 대한 대책이다. 글을 전개하기에 앞서 이번 급식사고 대책을 입안한 교육부 관료들에게 묻고 싶다. 영양교사와 영양사가 각각 어떤일을 하는 사람들이냐고. 그만큼 학교급식을 바라보는 정부의 수준이 한심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토론회에서 영양(교)사들은 근로기준법과 인권이 무시되고 있는 학교급식 현장의 상황을 처절하게 호소했다. 14년째 하루 3식을 하는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매년 다른 학교로의 발령을 신청하지만 묵살돼 왔다는 한 영양사의 말에 참여자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이러한 급식 현장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파악되고 개선되지 않는 한 급식사고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정부와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