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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지면70호 7면/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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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4  13: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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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자치와 협동전국네트워크 준비위원장
30년 전 쌀값으로 폭락했다고 농민들은 아우성이다. 연일 정부에게 대책을 요구하는 농민들에게 정부는 무심하다. 풍년이 들어서 그런 것을 어쩌란 말이냐는 것이다. 쌀 소비가 줄어서 그런 것을 어쩌란 말이냐. 그리고 쌀소득보전 직불제로 목표가격의 97%를 변동직불금으로 보전해주고 있고 폭락하더라도 96%까지는 보장해주는데 농민들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투다.

40kg벼 한 가마에 6만원을 받으면 4만원은 경비로 나간다. 나머지 2만원의 소득 중에 쌀값이 1만원이 떨어지면 쌀 소득의 절반이 날아간다. 2만원이 떨어지면 쌀소득이 아예 없어진다. 그런데 전국의 쌀값이 4만원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그럼 직불금으로만 살아야하는데 3천 평 농사에 고정직불금 1백만 원, 변동직불금 1백만원 해서 2백만 원이 나온다. 그 돈으로는 살아 갈수가 없다. 쌀값이 해마다 떨어지면서 농민들은 주어진 땅에서 더 많이 생산해야 소득이 올라가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했다.
 
그 땀으로 살기위해 풍년을 일군 것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그나마도 직불금을 못 받는 임차농들이 얼
마나 많은가. 고위공직자들의 청문회 단골메뉴가 농지소유이듯이 양도소득세문제로 지주들은 소작인들에게 직불금을 신청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소작인이 직불금을 달라고 하면 지주가 직접 농사짓겠다면서 농지를 빼앗기 때문에 임차농들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는 쌀값하락을 보전하는 변동직불금은커녕 고정직불금도 받을 수 없다. 농민들은 말 못할 사정으로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정부는 쌀값 하락 원인이 풍년과 소비감소에 있다고 몰아간다. 그러나 쌀 소비감소가 어제 오늘의 일인가? 수십 년간 이어온 소비감소추세를 알고도 대처하지 않은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풍년이 재앙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2011년 쌀 산업 발전 종합5개년계획에 분명히 밝혔다. 소비감소로 해마다 70만 톤의 쌀이 남을 것으로 예측하고 2015년까지 70만ha로 논 면적을 줄이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쌀 재고 상한제를 실시하여 올해의 재고가 내년의 위기로 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생산조정제로 논에 타작물을 심도록 유도해야한다고 해법을 내놓았다. 그런데 왜 정부는 스스로 만든 대책도 실천하지 않았는가.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예고된 재앙이 일어나도록 방치한 것인가.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쌀값 21만원을 공약했지만 집권 4년 동안 쌀값은 반 토막이 났다. 그리고 쌀이 남아도는 가운데도 밥쌀용 수입쌀을 도입했다.

농민들은 거리로 나섰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쌀값보장, 밥쌀수입 반대’를 외치는 백남기 농민을 결국 물대포로 돌아가시도록 만들었다. 쌀값폭락을 예견하고 종합대책을 수립한 정부가 지난 몇 년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진짜 재앙이다.

쌀이 모자라는 것이 재앙이지 풍년은 재앙이 아니다. 남는 것은 뒀다 먹든지, 북과 나눠먹든지 해결하면 되는 일이다. 올 해 많이 남으면 다음해에 생산을 줄이면 뭐가 문제가 되는가. 정부는 올해 쌀 생산조정을 위해 900억 원의 예산을 올렸으나 거부했다. 그리고 쌀이 남아서 1조원의 변동직불금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대로 가면 올해에는 직불금이 1조5천억 가량 소요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정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실천하고 있다. 돈 쓰고 농민들 고통 속으로 몰아놓고 기껏 내 놓은 해법이 ‘농업진흥지역해제’인가. ‘쌀이 모자라는 것이 진짜 재앙이라는 것을 맛보고 싶은가’ 라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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