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9월 26일 경남도민들의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청구를 각하했다. 유효 서명부 27만 7277건(도내 전체 유권자 10%)에서 8,395건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로서 무상급식 중단 사태로 주민소환 위기에 직면했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구사일생으로 주민소환을 피해 나갔다. 반면 그동안 홍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을 벌여온 친환경무상급식 경남운동본부 등은 홍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무도 경남도민들을 실패자라고 보지 않는다. 도지사 한 사람이 마음대로도 전체 학생들에 대한 급식을 중단시킬 정도로 보수적인 경남의 환경에서 선관위조차도 갈팡질팡하는 서명소환을 완벽한 유효서명수 27만명이나 받아냈기 때문이다.

어느날 갑자기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무상급식 예산지원을 중단하면서 경남을 발칵 뒤집어 놨다. 학교급식운동 단체들은 매일 집회를 열어 홍 지사를 성토하고, 학부모들은 학교에 솥단지를 걸어놓고 밥을 하면서 항의했다.

홍 지사의 급식중단에 대한 항의는 SNS를 타고 경남도 곳곳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이에 시·군의회 의원들도 동요하면서 임의조항으로 되어있는 무상급식 조례를 의무조항으로 개정하려는 물결이 일고, 국회의원 후보들도 무상급식 실시를 공약으로 채택했다.

이러한 도민들의 뜨거운 활동은 곧바로 홍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으로 이어졌고, 필요한 서명부보다 10만여 명이 많은 37만여명의 도민 서명부가 경남도선관위에 제출되면서 전국 학교급식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도민들의 반응에 홍 지사 측도 점점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홍 지사 측근들을 중심으로 거꾸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했으나 불법 서명 등이 발각되면서 홍 지사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여러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경남도민들의 서명부가 선관위에 제출되고 다시 보정작업을 하는 과정을 전 국민들이 지켜보면서 ‘대단한 경남’이라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이제 경남도민들의 역할은 끝났다. 이제 전국의 국민들이 화답할 때다.

두 번 다시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20대 국회는 학교급식법 개정에 적극 나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