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0개교 중 26개 공립초등학교와 중학교 18개교, 고등학교 18개교 등 62개 학교에 급식을 지원하는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센터. 서울 시내 구청 가운데 활발하게 학교급식지원에 나서고 있는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찾아 박남수(45) 팀장을 만나봤다.

박 팀장은 공무원에 입문한 지 16년차. 3년째 은평구청에서 급식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 팀장에게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생긴 과정과 하는 일에 대해 물었다. <김종훈 기자>

▲ 박남수 은평구 교육지원과 급식지원팀장(은평이랑급식지원센터장)

◆은평구친환경급식지원센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은평이랑 급식지원센터’는 2010년 지방선거당시 민선5기 구청장 공약사항으로 ‘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한 정책을 실천하면서 2011년 7월 22일 서울에서는 성북구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도시형급식지원센터입니다. 당시 김우영 구청장이 사회적기업인 ‘이랑푸드’를 만들어서 자매도시에서 생산한 질 좋은 식재료를 관공서와 재래시장에 까지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죠. 센터 설립을 하면서 성북구 이빈파 센터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센터를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로 만드는 과정을 함께 했죠”

◆급식지원센터가 가장 중점적으로 하는 업무가 무엇인가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식재료의 공동구매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급식에 들어가는 식재료 가운데 쌀과 김치, 수산물 등 3종의 식재료만 공동구매하고 있습니다. 급식센터에서는 인터넷으로 업체들을 공개모집하고 응모한 업체들을 1차 서류심사 후 현장실사, 맛 품평 등을 거쳐 업체를 선정합니다. 각 급 학교에서는 선정된 업체의 식재료를 6개월간 사용한 후 자율적으로 계약한 다음 구매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업체 선정을 위한 심사는 어떻게 하고 있나
“급식지원센터에서 1차 서류심사를 한 다음 각 학교에 교장과 교감, 영양교사, 학부모, 학생대표 등 한 학교 당 5명 정도 심사단을 뽑도록 하고 있습니다. 뽑힌 심사단들이 업체를 방문해 관리상태, 위생상태 등을 확인합니다. 쌀 같은 경우에는 동일한 조건에서 밥을 지어 맛 평가도 합니다. 수산물은 원물과 가공물을 가져다 놓고 가공과 배송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 쌀, 수산물, 김치 공동구매…채소류, 육류도 확대했으면
지난 2011년 학교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조례를 제정하고 발족한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센터. 은평구에서는 급식센터가 설립되면서 쌀부터 공동구매에 들어갔다. 친환경 쌀은 일반 쌀에 비해 가격이 높아 구입을 꺼리는 학교를 위해 차액을 지원하며 아이들에게 좋은 쌀을 먹이기 위해 애썼다.

이런 노력의 결과 현재 은평구 관내 학교는 쌀의 경우 군산, 완주, 서천, 영광 등 5개 농협의 친환경 쌀을 선정해 관내 학교가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공동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효과도 보고 있다.

“문제는 물류비용이에요. 쌀 산지가 멀다보니 20kg 한포 당 물류비용이 1500~2000원정도 들어갑니다. 은평구 자체에서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쌀 물류를 담당한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고 도움이 될 텐데. 문제는 창고와 차량입니다. 창고 임차비용과 차량구입, 유지비만 해결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꿈입니다.”

식재료 공동구매만 해결한 것도 큰 일. 다른 지자체에 비해 앞서 나가는 은평구 급식지원센터다.

“지금까지는 쌀과 김치, 수산물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채소와 육류 등 모든 식재료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하지만 채소류는 아직까지는 기초지자체에서 하기는 무리입니다. 채소류는 날씨에 따라 작황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광역 차원에서 공급이 이뤄져야 합니다. 거기에다 채소류는 품목이 많아 모든 품목별로 안전성 검사를 하기에도 능력이나 재정여건이 아직 모자라고요.”

■ 전통장을 먹이는 것은 아주 중요
박 팀장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식재료는 된장, 고추장 등 장류다.

“작년에는 2개 학교, 올해는 3개 학교에서 전통장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통 장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 장독대를 만들어 직접 장을 담가 급식에 이용하는 것이지요. 전통 장을 담그기 원하는 학교에는 일반 장과의 가격 차액을 지원하고 있고 장독대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일반 장에는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고 콩도 GMO콩 사용우려가 있어 아이들에게 전통 장을 먹이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영양교사 중에 전통 장을 담글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그리고 전통 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환경이 중요한데 서울에서 공해 없이 장을 담글 수 있는 환경을 가진 학교도 많지 않고요. 전통 장을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는 전통 장을 구입할 수 있는 배송능력이 있는 곳도 없는 형편입니다.”

■ 식생활강사는 원하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달 간 1회 2시간씩 10회의 교육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센터가 공동구매 다음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교육이다.

“학생들에게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올바른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식습관, 영양소, 식탁예절 등 식생활교육이 중요합니다. 은평구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는 식생활교육을 위해 식생활강사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식생활강사는 원하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달 간 1회 2시간씩 10회의 교육을 통해 전문 강사로 길러내고 있습니다. 교육을 수료한 학부모강사는 각 급 학교에 나가 아이들에게 식생활관련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룖

학부모강사 양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셈. 올해 처음 시도한 학부모강사 양성은 선착순 30명으로 한정해 교육을 마쳤다. 내년도에도 예산이 확보돼 있어 학부모강사 양성은 꾸준히 늘여나갈 것이라는 게 박 팀장의 귀띔이다.

■ 급식지원센터 일이 무척 보람 있습니다.
지난 2014년 8월 은평구에 부임하면서 급식지원센터 업무를 맡게 된 박남수 팀장. 급식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지만 급식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이 변했다고 한다.

“급식지원센터 일이 무척 보람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자녀가 있는데도 애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먹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지요. 애들에게 중국산을 먹이지 않고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일 수 있어 자부심도 있고 보람도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도 공동구매 참여율도 좋고 공동구매 등 지원센터의 역할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에 직접 참여하니 학교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