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식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경기도 31개 시군 4천여명 친환경농업인들이 모인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이하 경기친농연) 수장인 김준식 회장. 김 회장은 2014년부터 2015년 말까지 2년 임기의 경기친농연 회장직을 마치고 지난 2016년 1월 3대 회장에 연임됐다.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가운데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경기친농연. 김준식 회장을 만나러 곤지암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내에 있는 경기친농연 사무실을 찾았다.

김 회장은 인터뷰를 시작할 때부터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 틈만 나면 경기친농연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지원해주고 있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등 관계기관의 수장들과 친환경학교급식 담당자, 그리고 정책을 제안하고 현실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친환경무상급식경기운동본부, 경기도학교급식을 운영책임지고 있는 경기농림진흥재단과 공급업체 신선미 관계자들, 감자ㆍ양파ㆍ생강ㆍ잡곡류를 껍질을 벗기고 깨끗이 포장해 주는 전처리업체 관계자들, 일선 학교에서 아이들이 친환경농산물을 잘 먹을 수 있도록 식단을 짜는 영양선생님들, 특히 열악한 환경속에서 직접 조리하고 계시는 조리사들께 감사하다고 공을 나눴다. "경기친농연 혼자만의 힘으로는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단체장의 겸손은 듣는 이로 하여금 몸 둘 바를 모르게 했다. <김종훈, 김영찬 기자>

■ 도 연합회는 생산자가 자기결정권 높일 수 있도록 조언 역할
경기도는 수도권의 젖줄인 팔당 수계를 보존하기 위해 2008년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친환경농산물과 초중학교 급식을 연결하는 시범사업이 시작되고 친환경 농산물의 물량배분과 가격결정, 교육청과 도청과의 협상 등 대응 조직이 필요했다. 이렇게 해서 2012년 2월 경기도 내 11개 시군 친환경생산자들이 모여 연합회를 결성했다.

경기도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친환경농산물은 도내 34개 경기친농연 소속 경기도친환경학교급식출하회에서 생산되는 66개 작목과 잡곡류.

“경기교육청이 도내 각 학교별로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친환경농산물 총량을 결정하면 경기친농연은 34개 출하회와 함께 품목별, 시기별로 배분하고 계약재배 물량을 결정합니다. 출하회 회원들이 생산하는 친환경농산물의 100%를 학교급식에 납품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매년 자연적으로 학생 수는 3% 정도 감소하고 있는 등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친환경농산물의 총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힘들여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급식에 납품하고 남는 생산량이 많다면 그 피해는 그대로 농업인에게 돌아오기 마련. 김 회장은 급식에 들어가는 친환경농산물의 총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인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량이 전량 판매 되어야 합니다. 판로가 다양해져야 하지요. 학교급식 외에 기업이나 군대, 복지 분야 등 다양한 공공급식 부분에서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문제는 공공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곳의 재정이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경기친농연은 중학교 급식에서 친환경 농산물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중학교 급식에서 친환경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초등학교에 비해 현저히 적습니다. 또 하나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판로 확보입니다.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적다보니 남은 생산량 판로 확보가 농업인의 소득 증대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희 경기친농연은 온라인 판매사업과 대형 수퍼마켓에서의 매장 개설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형마켓 매장 개설은 올해 홈플러스와 업무협약을 맺어 도내 10개 매장을 확보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학교 급식에서 친환경 농산물 비중이 적은 것은 중학생이 초등학생보다 많이 먹는데도 무상급식으로 지원되는 1식 급식지원비의 차이가 미미해 재정상 여력이 없기 때문. 더욱이 중학교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학부모들보다 친환경 농산물이나 급식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서 급식질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한다.

■ 새해 목표는 대선공약에 학교급식법 개정과 친환경 직불금 확대
회장 임기 2년 중 후반기인 2017년을 맞는 김준식 회장. 김 회장의 새해 목표는 무엇일까? 김 회장은 경기친농연 자체사업으로 실시하는 회원 교육확대와 학교급식법 개정, 친환경 직불금 확대 등 국가정책 개선을 꼽았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경기친농연은 대선공약 가운데 하나로 급식법 개정과 친환경 직불금 확대가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초중학교 무상급식이 시행중인데 그 금액을 지자체가 다 부담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최소한 50%는 지원하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재정에 여유가 생겨야 친환경이 확대될 여지가 커지게 됩니다.
 
또 하나 친환경 농업이 확대되고 지속해 나가려면 친환경 직불금이 상향조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농업인 대표 국회의원들과 협조해 나갈 예정입니다. 경기친농연에서 실시하는 교육은 기술교육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경기도 내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재배하지 않았던 생강·마늘 등 작목과 올해 계획량의 3%밖에 수확을 못 거둔 사과·배 등 과일 재배에 대해 전문가를 초빙하여 집중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김준식 회장이 역점사업으로 거론한 학교급식법 개정.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 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주요 조문은 제3조 학교급식의 4가지 원칙(무상급식, 친환경우리농산물 사용, 학교장 직영, 교육과정의 일환) 신설과 제6조 학교급식 대상 확대(기존 초·중·고·특수학교에서 유치원·각종 학교·자치단체장이 인정하는 급식시설로 범위 확대), 제13조 급식에 관한 경비 부담(급식 식품비의 50% 국가부담, 50%는 지자체장과 교육감 협의하여 부담) 등이다.

■ '친환경학교급식'하면 경기친농연…자부심 느껴
경기도 여주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김준식 회장. 경기친농연의 2대 회장에 이어 3대 회장을 연임하면서 농사일하랴 도 연합회 일을 하랴 지난 3년을 정신없이 보낸 김 회장. 김 회장이 보는 2016년 한 해의 성과는 무엇일까?

“학교급식에서 친환경 농산물 공급이 경기도만큼 자리 잡은 곳이 없습니다. 우리 경기친농연이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친환경학교급식’ 하면 전국에서 ‘경기도’라는 인식을 얻게 됐습니다.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얻게 된 것에 자부심마저 느낍니다. 이 모두가 4천여 명 경기도 내 친환경농산물출하회 회원들이 땀흘려 노력한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경기친농연은 농민들과 함께 꾸준히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