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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칼럼]AI 그리고 소규모자립축산 (자급축산)지원법[76호/정영호칼럼/6면/식량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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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11: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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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전국적으로 12월 22일 기준 2000만리가 넘는 닭오리가 살처분되었고 보상비로 1,519억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에서 나온 수치다. 그러나 하루를 쉬지않고 발생농가가 확대되고 있고 전혀 진정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 조류독감이 첫 상륙한 2003년 이후 한국정부는 줄기차게 철새타령만 해왔다. 조류독감이 발생했다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기자들을 데리고 철새도래지로 찾아가 허공에 소독약을 뿌려대며 주범을 철새로 몰아왔다. 철새가 정말로 조류독감을 확산시키고 있는지는 공개적으로 검증된바가 없다. 그저 철새의 분변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나와서 철새가 옮겼다고 결정해 버리고 언론을 내세워 철새에 집중적인 공세를 퍼붓는다.

소독약의 효능 여부와 보상문제(살처분비용)를 둘러싸고 농가와 지자체, 중앙정부, 해당 기업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대립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대립되기보다 농가가 모든 책임을 일방적으로 떠 앉는 구조다.

연차적으로 발생 시 보상비율이 낮아져 농가입장에서 의심신고 자체를 꺼리게 되어 확산의 주원인이 되고 있으며 보상비에 부담을 가진 중앙정부가 책임을 농가와 지자체에 전가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업의 이익은 충실히 보장해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보인 현 정권의 모습이 AI사태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무능과 책임회피, 기업이윤보장, 국민무시다.

사상초유의 조류독감 덕분에 20%가 넘는 산란계가 살처분되어 닭걀값이 폭등하자 정부가 물가걱정을 비롯한 서민생계걱정(?)을 내세워 항공운송비를 지원하며 긴급 수입에 나섰다. 사람독감 감염문제까지 확산되어 소비자들이 소비를 외면하면서 닭오리값이 폭락하고 있다.

2010년 이명박정권 당시 사상초유의 구제역사태로 수천만 마리의 가축들이 매몰되고 소돼지고기값은 폭락했다. 이후 국산소비량이 줄어들게 되고 그만큼 수입량이 확대되었다.

한국정부의 무능력을 넘어서 가축 전염병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한국정부가 의도하는 결과는 수입량의 확대다. 그만큼 자국 농업은 몰락하면서 말이다.

요즘 거의 모든 언론이 AI를 둘러싸고 무능한 정부에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무능한 박근혜정권을 감싸줄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 단순하게 정권의 무능을 탓하는 것으로 끝나거나 보상문제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조류독감 사태는 한국의 축산업이 처한 현실에 대한 냉엄한 반영이다. 하림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이 가공유통을 장악하면서 대부분의 농가들이 위탁농으로 전락하고 있다. 말이 위탁농이지 실질적인 노예농이다. 그 결과 닭오리가 사육되는 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작금의 조류독감 사태는 근본적인 축산환경을 비롯한 축산업의 구조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이 위생의 미명하에 가공유통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소규모자립사육(자급사육)은 완전히 말살되었다. 소규모 축산은 이제 가공과 판매권을 가질 수 없으므로 인하여 불법으로 매도되고 있다. 한국정부의 각종 축산규제는 대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개정되었다. 그 결과 소농들은 사육할 권리도 판매할 권리도 빼앗기고 말았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 목적이 아닌 기업의 이윤보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현재 축산업의 각종 제도는 개혁되어야 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소규모자립축산을 지원할 지원법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하며 대규모 농가를 중심에 둔 지자체들의 축사제한조례가 현실에 맞게 재개정되어야 한다.
 
규모화만이 대안은 아니다. 규모화는 자본축적의 수단이지 안전한 먹거리 생산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축산업도 지금의 제조업적 형태를 극복하고 안전한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1차산업적 방식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소규모자연사육이 장려되어야 마땅하다.

국민들 또한 값싼 축산물의 구조적 본질을 이해해야 하며 정직하고 바른 소비운동에 나서야 한다. 생후 32일 안팎의 병아리 고기를 선호하는 저급한 상업주의 축산업은 국민이 소비하는 만큼 천문학적인 후불 즉 국민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값싸게 사는 대신 세금으로 그 댓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지원 없는 생산은 지속될 수 없다.

오늘도 치맥과 값싼 카스테라를 즐기는 우리가 AI를 부추기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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