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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칼럼]AI대책–소규모 가금사육농가 예방적 살처분?[77호/6면/식량민주화/정영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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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7  18: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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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지난 1월 9일 마을이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닭이 몇 마리있냐?’고 물으며 무안에서 AI가 발생해 무조건 살처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상비로 두당 1만5천원을 준다면서. 그러고 나서 잠시 후 면사무소 담당자와 이장님이 찾아와 청계면과 현경면에서 AI가 발생해 소규모농가들에 대한 살처분 지침이 내려와 사육중인 닭이 몇 마리인지 확인중이라고 하였다. 130여마리라고 하자 100마리가 넘어 살처분 대상이 아니라며 소독을 철저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는 돌아갔다. 10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는 무조건 살처분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 백마리 이상 사육중인것이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 왜? 소규모 사육농가의 가금류를 살처분하라는 것인지? 이것이 강제지침인지? 권고사항인지? 궁금해졌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무안군 축산과에 문의했다. 축산과 담당자에 의하면 9일자로 농식품부에서 방역에 취약한? 100수 미만의 소규모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해 지자체 차원에서 점검과 함께 수매나 도태를 권고하여서 무안군 차원에서 자체 살처분계획을 수립하여 예산을 편성해 추진중이라는 것이었다. 강제는 아니며 농가에 권고하는 것이었다.

추진계획은 이렇다. ‘AI발생예방을 위한 소규모 가금농가 긴급 예방적 살처분 추진계획이며 목적은 무안군 관내 AI 추가발생으로 방역이 취약한 소규모 농가의 예방적 살처분을 통해 대규모 사육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추가 발생을 차단하고자 함이다. 이를 위해 군비 8천여만원의 예산을 세워 5천수의 소규모 가금류를 수당 1만5천원에 보상해주고 살처분이 확인되면 마을이나 집에서 자가소비하거나 업체를 지정해 퇴비화 한다는 것이다.’

농가들은 처음에 관에서 추진하는 일이라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가 권고사항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살처분을 거부하고 있다. 물론 수많은 농가들이 ‘AI가 중단되기 전까지 재입식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동의서까지 작성하고 살처분에 응했다. 보상비가 나오고 자가가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의 AI대책일환으로 전국적으로 하달된 권고사항으로 아마도 거의 모든 지자체들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그나마 몇 되지도 않은 소규모사육농가들이 사육중인 대부분의 닭이나 오리마저도 대부분 살처분 될 것 같다. 그러고 나면 경제적으로 큰 이해관계가 없는 소규모농가들이 재입식을 꺼려할 것이다.

과연 소규모 사육농가가 방역에 취약하다는 것과 대규모 사육농가에 피해를 준다고 하는 것은 무슨 논리로 증명할 수 있는가? 이런 황당한 논리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이미 언론에서 밝혀졌듯이 친환경사육농가들의 피해는 전국의 동물복지인증농장 1곳 발생에 그쳤다. 3천만 수를 넘는 닭오리들이 살처분되었는데 대부분 농장들이 공장식 밀집사육농장이다.

정부의 논리는 조류독감 전파의 주원인을 철새를 통한 전파로 확정짓고 공장식 대량사육을 위해 소구모사육중인 가금류를 비롯, 야생의 모든 가금류는 원수라는 식이다. 얼마나 궁색하고 근거 없는 억지인가?

지금이라도 정부는 이번 AI방역에 총체적 붕괴를 인정하고 사육농가를 비롯해 국민앞에 머리숙여 깊이 사죄하는게 일의 순서일 것이다. 초동대처의 미흡과 방역체계의 붕괴가 불러온 참극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철새와 소규모농가의 가금류를 적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더 이상 국민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지난 조류독감의 경험에 의하면 앞으로 4,5월전까지 조류독감이 진정되리라는 가능성을 내놓기 어렵다. 총체적으로 방역체계가 붕괴된 지금 상황대로 가정한다면 한국에서 가금사육은 완전히 붕괴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는 없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공장식 밀집사육보다는 동물복지와 친환경에 기반한 소규모 자연순환축산으로 축산업의 방향을 변화해가고 있다. 단 대한민국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한국의 축산업은 대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마지막 판결만 남겨둔 탄핵정권의 하수인들이 부디 더 이상 진실을 왜곡하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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