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는 현재 26개의 친환경 원예농산물 학교급식 출하회와 8개의 친환경 잡곡쌀 출하회를 통해 도내 1,100여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해 오고 있으며, 계약재배 농민은 1천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 시스템은 전국적인 모범으로,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학교급식 컨트롤타워인 광역급식지원센터가 설립될 경우 경기도 학교급식은 그동안 구축해 온 물류 시스템과 더불어 또 다른 질적 도약을 이룰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도의 친환경학교급식 시스템에도 약점이 있었다. 광역 물류시스템에서 오는 필연적인 문제다. 경기도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은 채소류의 경우 오후 5시 쯤 출하 농가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집하장소에 모이면 중앙물류가 이를 곤지암에 있는 경기도친환경유통센터로 운송한다. 전처리가 필요한 품목도 비슷한 시간에 곤지암으로 운송된다. 이후 공급대행업체가 이들 농산물에 대한 검품검수와 각 학교별 소분작업을 마치면 새벽 3~4시 쯤 또 다시 중앙물류를 통해 시군 배송센터로 운송된다.

이러한 도 단위 시스템은 효율성은 좋으나 일선 학교에서 클레임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는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학교의 급식 담당자들은 배송업체에 항의하지만 클레임에 대한 책임이 도에 있기 때문에 또 다시 도에 전화를 해야 하는 등 혼선이 야기되면서 담당자들을 지치게 한다.

배송업체와 함께 학교 담당자들로부터 또 다른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전처리업체다. 경기급식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 전처리업체들이 받는 항의는 주로 보관 상태가 불량한 원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개선은 쉽지 않다. 전처리업체들이 원물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처리업체들은 사업을 계속 하기 위해 경기급식 시스템의 맨 끝에서 영양(교)사들로부터 총알을 맞아야 하는 숙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들 전처리업체들이 더욱 더 억울한 것은 경기도 학교 영양(교)사들이 이러한 경기급식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7일부터 2월 10일까지 진행된 경기급식 전처리업체 공모에서 그동안 적극적으로 경기도 친환경급식에 참여해 온 업체들이 대부분 탈락한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전처리업체 공모에서 탈락한 한 업체 대표가 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전처리업체 대표는 불량한 원물 사진을 1만장도 넘게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경기도는 이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전처리업체 공모 기준을 만들어 오는 과정에서 혹여 경기급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교 영양(교)사들의 의견이 과대 반영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점검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