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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벚나무(뻔뻔하지 않은 뻔 나무)[80호/5면/식품ㆍ건강/들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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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11: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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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逢草 이권수
울릉도 사람들은 이 벚 나무를 ‘뻔’ 이라 부른다. 혹 뻔뻔한 그들을 빗댄 것 같아서 처음엔 깜짝 놀랐다. 30여년전에 올레길(내수전에서 북면 쪽으로 가는 길)의 물살이 매우 빨라 ‘촉살관’ 이라 부르는 집이 있다. 주막의 메뉴로 ‘머루주, 뻔 주’ 라고 쓰여져 있었다. 나중에 들어서 알게 된 내용이지만 벚 나무 술이 ‘뻔 주’라 쓰인다.

     
 <왕 벚을 능가하는 매력을 과시하는 섬 벚나무>










벚 나무! 그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왜 하필 ‘벚’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벚 꽃은 자르면 바보다"라는 옛말이 있다.  벚 나무를 자르면 잘린 부분의 속이 금방 썩어버려서 그 자리는 웅덩이처럼 패여 고약한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벚 나무는 가지가 꺾기거나 잘리면 새로운 가지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마치 럭비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처럼 도대체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벗어나는 나무’인 ‘벗 나무’로 되었을까? 

      
 < 밑 둥에서 측지가 두서없이 뻣 나온다>










벚 나무는 나무껍질만 보아도 "아! 이건 벚나무다!"라고 말할 수 있을듯하다. 왜냐면 벚 나무는 말 그대로 벗는 나무이니까! 벚 나무는 어느 정도의 나이가 들면 그 수 피가 옻을 벗듯 가로로 벗겨지는 특징이 있다.
이 나무가 꽃이 필 때를 즐겨 ‘꽃구경하는 일’을 “벚꽃놀이 가자!”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나무의 꽃들은 아무리 화려하게 피었어도 그런 식의 “꽃놀이 가자!” 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하필이면 이 벚 꽃에만 붙어 다니는 문화적인 행위문구이다. 좀더 면밀히 살펴보면 ‘벚꽃놀이’라 함은 곧 ‘벗과 함께 노는 놀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고 이를 좀더 비약하면 “벗고 놀만큼 가까운 사람과 함께”라는 뜻도 된다. 좀 속된말로는 ‘벗고 놀자’ 라는 속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곧 죽마고우의 의미와 상통하는 것이기에 그래서 ‘벗 나무’라 한 것일 수도 있다. 

언젠가 지인인 선배께서 "왜 하필이면 벚 꽃이냐?" 라는 가요까지 만들어가며 우리나라 곳곳에서 펼쳐지는 그 벚 꽃 축제들을 비난하며 울분으로 질책함을 보았다. 당연하다! 그러나 나무가 무슨 죄가 있으며 알고 보니 우리의 땅에 그리고 우리의 산천에서 계속 살아온 우리의 꽃나무가 아니던가? 그 시절에 피는 꽃을 그냥 즐기는 일이기에 그리고 또 그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위안 받으며 기쁘고 행복하면 좋겠다.

일본은 사쿠라가 마치 자기나라의 자생식물인 양 하고 그 우수성에 열 올렸던 사쿠라가 후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 제주도와 전남 대둔산일대에 자생하고 있던 우리 왕 벚나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결국 일본인들은 알게 모르게 국제적인 사쿠라 즉 속임수가 된 것이다.

   
 <일본의 개량 사꾸라 겹왕벚꽃>

벚 나무는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무언의 그 어떤 가르침을 주는 듯 하다. 벗이 있어 뻣 나지 않는 삶을 살게 하고, 벗이 있는 것만큼 더 즐거운 일 없고, 그리고 그들처럼 그렇게 껍질을 벗겨가라 가르친다. 마음에 숨긴 껍질을 벗고, 속내를 감춘 껍질도 벗고, 욕구와 욕망의 껍질도 벗고, 구차한 제 삶의 굴레까지도 벗어 던지고 진정한 내 자유를 찾으라 한다.

뻣 나가도 좋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생명임이 드러난다면 지나간 옛 과거의 상처쯤은 아물고 말 것이기에, 나를 둘러싼 그 질긴 껍질 또한 한평생을 두고 벗겨가야만 할 내 생애(生涯)의 근본적 목적일지도 모를 일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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