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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락영농정책의 추진현황과 시사점유정규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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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2  16: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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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규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 단장
집락영농은 ‘집락(≒마을)을 단위로, 농업생산과정의 전부 혹은 일부가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공동적·통일적으로 이루어지는 영농’으로써 개별농가를 넘어 집락단위에서 농업생산요소를 합리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지역농업시스템’이다.

일본에서 집락영농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첫째, 시장개방의 확대에 따라 개별경영체로서는 대응할 수 있는데 한계가 심화되었고 둘째, 농업경영주의 고령화와 휴경지의 증가 등 농업자원의 유휴화가 급속히 진행되었으며 셋째, 농업후계자의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집락 자체의 유지 보전이 곤란해 졌기 때문이다. 농업여건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개별경영의 조직화를 추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016년 2월 1일 현재, 일본의 집락영농(체)는 15,134개이며, 그 중 법인경영체가 4,217개로 전체의 27.9%이고, 집락영농에 의한 농지의 집적면적은 49,4만ha로써 일본 전체농지의 10.9%이다. 이는, 전체 농지의 10분의 1은 소유형태는 사적소유지만 경영형태는 집단적·대규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써 소규모 가족경영의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집락영농은 개별영농에 비해 대형농기계 도입을 통해 농작업의 성력화가 가능하며, 농기계나 시설의 공동이용을 통해 농업생산비를 절감함으로써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고, 오퍼레이터를 활용한 농작업으로 농작업의 균질화가 가능하다. 또한 농업기술의 개인차를 해소함으로써 단위당 수확증대와 품질향상이 가능하고, 집락단위에서의 농업후계자를 확보함으로써 지역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며, 수도작의 성력화를 통해 절감된 노동력을 활용한 복합경영이 가능하고, 경작포기지의 영농을 통해 새로운 작물의 도입과 경지이용률을 제고할 수 있다.

최근의 집락영농은 단순히 농업생산자원의 합리적인 이용주체 혹은 지역농업조직화의 주체라는 개념을 넘어서 집락간의 연합 혹은 연대를 통해 규모화와 광역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이윤창출의 주체로 발전하고 있으며, 노동력이 없는 고령농가도 ‘생애현역’을 보장하는 안심조직으로서 ‘건강한 농업’과 ‘활력 있는 지역사회’를 양립시킬 수 있는 지역주체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집락영농 선진사례지역의 공통점은 첫째, 지역 내 농지의 포장정비사업을 계기로 집락영농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고 둘째, 인근지역에 조직화로 인해 발생하는 유휴자원(예: 노동력)을 흡수할 수 있는 고용기회가 많이 존재하며 셋째, 겸업화의 진전으로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농업소득의 비중이 극히 낮고 넷째, 농업생산활동에 대한 공동체적 규제가 강고하며 다섯째, 영농승계자 확보비율이 낮고 여섯째, 강력하고 헌신적인 지역리더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집락영농(정책)이 한국농정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의 집락영농이 생산요소의 조직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유통을 전담하는 농협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지역농업 조직화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농협의 역할이 요구된다.

둘째, ‘포장정비사업’이 주민들에게 지역농업조직화 즉, 집락영농에 관한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경지정리를 통해 변화된 농지여건에 알맞은 새로운 방식의 영농을 고민하게 되었고, 구성원들이 모여서 ‘지역농업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을 결성, 개별경영의 새로운 발전 형태로서 집락영농을 조직화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경지정리사업 추진과정과 방식에 대한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집락영농을 촉진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은 지역농업의 지속성에 대한 위협, 즉 개별농가단위로서는 지역농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후계주체의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농가인구의 고령화율이 38.4%이고, 60대 이상 농업경영주의 비율이 전체경영주의 68.4%에 달하는 상황에서 영농승계자 확보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인데도 여전히 전업농 육성에 목매고 있는 현재의 우리 후계인력 육성정책은 수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넷째, 집락영농은 지역단위에서 농업생산요소의 합리적인 이용을 추구하기 때문에 집락영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기존 농업자원의 유휴화가 발생하게 된다. 집락영농의 성공을 위해서는 조직화로 인해 유휴화되는 농업자원(노동력)을 흡수할 수 있는 고용처가 필요하다. 지역농업조직화 정책과 6차산업화 등 농촌지역정책의 연계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집락영농조직을 영농주체로 인정하고, 지원하기 위해 관련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즉, 「농어업·농어촌 식품산업 기본법」 및 「농어업 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에 집락영농 관련조항을 신설해서 집락영농의 육성과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농지법」 및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상에도 관련 조항을 신설하여 쌀농업직불금의 수급대상에 집락영농체를 포함시켜야 한다.

여섯째, 최근 일본의 집락영농은 농업부문을 벗어나서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중시하고, 지역커뮤니티로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이른바 ‘지역사회농업’의 주체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집락영농이 단순히 농업생산 측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주요한 주체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고령화와 과소화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도 이러한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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